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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휴대폰,기는 배터리]기술개발 부진…고객불만 1위


‘꺼져, 끊겨, 터져, 바꿔….’

최근 휴대폰 배터리가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종주국의 위상이 땅에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이는 휴대폰 제조기술은 산학연의 노력으로 10여년만에 세계 최고의 경지에 도달했지만 상대적으로 배터리 분야에는 소홀했기 때문에 빚어진 부작용이다.

25일 휴대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팬택계열 등 업체가 연간 200억달러 이상의 휴대폰을 수출하면서 해외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휴대폰 배터리 문제로 인한 부작용이 국내외에서 속출해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휴대폰 배터리 문제는 소비자들이 사용상 품질이상이나 오작동 등의 불만을 제기하는 휴대폰 부품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로인한 소비자 불만은 곧바로 휴대폰 교체주기를 짧게 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휴대폰 소비자불만 1순위=첨단기능을 두루 갖춘 휴대폰이 연일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배터리에 대한 소비자 원성은 그칠줄 모르고 있다. 제조사 AS센터, 소비자보호단체, 시민단체, 인터넷 등에는 연일 휴대폰 배터리에 대한 불만사항이 폭주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집계한 자료에 의하면 2003년10월∼2004년10월 접수된 휴대폰 불만사항중 배터리 부분이 전체의 4%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 불만건수에서 차지하는 업체별 비중은 모토로라코리아 28.6%, 삼성전자 14.3%, LG전자 14.3%, SK텔레텍 14.3, 기타 28.6% 등으로 조사됐다.

요즘 단말기업체의 AS센터에 접수된 사례에서도 휴대폰 배터리 조기소모로 인한 교환사례가 전체 민원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AS센터를 방문한 한 소비자는 “요즘 휴대폰 배터리 소모가 너무 빠르고 수명이 짧은 것같다”며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사용하다보면 정작 음성통화는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휴대폰 교체주기 단축의 주범=배터리가 휴대폰 교체주기 단축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1월 L사의 MP3폰을 구입한 대학생 김모군(23)은 최근 휴대폰을 새로 샀다. 구입직후 말썽을 부리던 배터리가 얼마전부터 아예 충전이 되지 않거나 너무 빨리 방전됐기 때문. 직장인 이모씨(33)도 1년반을 사용하던 S사의 휴대폰을 교체했다. 김씨는 올초부터 배터리 사용시간이 급격히 줄어 중요한 연락을 하지못하는 낭패를 봤다고 말했다.

이처럼 휴대폰에 다양한 기능들이 추가되면서 배터리 수명이 짧아져 상당수 소비자가 멀쩡한 휴대폰을 배터리 때문에 교체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지난 9월 20대 대상 전문잡지 씽굿과 취업사이트 파워가 대학생 8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휴대폰 이용현황’에 따르면 대학생 10명중 6명은 휴대폰을 2년내(63.3%)에 교체하고 있다. 2년 내외는 47.8%, 1년 내외 15.5% 등이다.

◇휴대폰 국산화율 깍아먹는 배터리=배터리가 휴대폰의 국산화율을 떨어뜨리는 주요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휴대폰 제조사가 생산하는 휴대폰에 장착되는 배터리의 60∼70% 정도가 일본산이다. 국내 휴대폰 배터리업체인 삼성SDI, LG화확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0%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고가제품을 중심으로 국산화율을 80%대로 끌어올렸을 뿐 LG전자, 팬택계열 등은 아직도 50∼60%대를 상회하고 있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휴대폰의 국산화율이 낮은 이유는 배터리부분의 비중이 크기 때문으로 위성DMB 등 차세대 이동통신에서의 비중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배터리 공포’=전화통화를 위해 만들어진 휴대폰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최근 휴대폰 배터리 폭발사고가 급증하자 ‘소비자 안전경보’까지 발령했다.


실제 국내에서도 올초 LG전자 휴대폰 배터리가 폭발하는 등 몇차례의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해외의 경우 미국, 이스라엘, 중국 등에서 잇따라 휴대폰이 폭발해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소보원은 “휴대폰 배터리의 안전성 실험결과 외부에서 충격을 주었을 때 과열과 연소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hwyang@fnnews.com 양형욱·문영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