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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한국노총의 외자유치 동참 선언


한국노총이 외국인 투자유치에 동참하겠다고 나선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코트라(KOTRA)의 투자유치 전담기구인 인베스트코리아가 운영하는 투자자문 회의에 참석한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한국노사문화의 현주소’라는 주제 강연에서 외국인 투자가들을 상대로 한국 노동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면서 이와같은 입장을 밝혔다.

투자와 소비부진으로 대표되는 현재의 경제난국을 초래한 데 대해 노동계 역시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노동문화 개선이 없으면 한국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다’는 불만이나 ‘한국은 파업 공화국’이라는 외국인 투자가들의 비아냥거림은 노동계가 져야 할 책임의 크기를 대변하고 있다.

특히 협상을 시도하기도 전에 물리적 투쟁(태업, 파업)에 나서는 노동운동의 관행이나 노사문제가 개별 사업장 차원이 아니라 노조 상급단체 단위에서 다루어짐으로써 결과적으로 강성노조운동을 확산시키고 있는 현실에서는 외국인 투자유치는 말할 것도 없고 국내 기업도 제대로 활동할 수가 없다. 기업의 발목을 잡는 소모적 투쟁관행의 개선 없이는 노조가 추구하고 있는 ‘근로자의 이익 확보’ 역시 기대할 수 없음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가운데 한국노총이 외국인 투자유치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동참하겠다고 나선 것은 우리 노동운동과 노사문화에 하나의 전기적 의미를 갖는다고 보아 지나치지 않다. 비록 한국노총의 이와같은 입장 표명이 ‘한국의 기업환경이나 노사문화가 해외에서 보는 것이나 언론에 보도되는 것처럼 부정적이지 않고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것이기는 하더라도 유연한 입장으로 돌아섰다는 평가에는 변함이 없다.


한국 노총의 이러한 유연성이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낸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노동계의 대표적인 지도자가 외국인 투자가나 외국 기업인들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의 자리에 나선 자체만으로도 한국 시장의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된다. 한국노총의 이와같은 변신 노력이 ‘불법 파업’ 중심의 강성기조에서 상생을 추구하는 합리적인 노사문화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용자측은 물론, 정부도 힘을 실어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