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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기업관 우려 안갖게 노력하겠다’


노무현 대통령이 3부요인, 여야 4당대표들과 함께 한 청와대 만찬은 그동안 정쟁으로 영일이 없던 터여서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렇다고 이렇다 할 성과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모처럼 가진 정치권 모임은 보기 좋았던 게 사실이다. 노대통령이 순방외교의 성과를 설명하면서 여러 얘기가 있었지만 특히 어려운 경제인식과 기업관을 엿볼 수 있는 몇몇 발언들은 특기할 만하다. 우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현재 정치권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경제가 심각하다.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살아나려면 대통령의 경제관과 경제인식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데 대해 노대통령은 “내 기업관이 우려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노대통령은 “대통령이 반시장, 반기업적이라고 평가되는데 무엇이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하고 “지금하고 하고 있는 경제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우리는 노대통령의 친기업적인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노대통령은 이번 남미순방 때 뿐 아니라 얼마 전 인도와 러시아 방문 때도 기업인들에게 “기업이 곧 국가다” “기업이 바로 국가의 대표상품이다” “나가 보니 기업의 고마움을 알겠다”는 등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후 기업인들은 대통령의 발언에 고무됐고 재계도 이에 화합하는 조치를 취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업인들은 최근 들어 경제실상이 그렇지 않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대통령은 기업을 칭찬하는 한편, 정부는 출자총액제한제도 등으로 기업의 손발을 묶고 있는 게 우리네 경제현실이다. 또한 분배를 앞세운 사회분위기는 우리가 시장경제원칙을 존중하고 있는지 회의감마저 든다.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를 옹호하는 국가정체성의 양대 축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개혁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당연히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여당의 기업관과 정체성에 대해 아직도 해외투자가나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다.
이런 분위기가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노대통령이 “내가 언제 반시장주의, 반기업적이었느냐”고 반문할 것이 아니라 시장주의나 친기업적 원칙을 강조하는 것은 경제회복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천금같아서 기업의 기를 죽이고 살릴 수 있을 뿐더러 경제분위기까지 바꿀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