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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거래소 이사장 후보 3명 사퇴]외부 개입설에 ‘공개모집’무색


통합증권선물거래소의 초대이사장 후보로 복수추천됐던 3명의 인사가 후보직을 돌연 사퇴함으로써 내년 1월로 예정된 통합거래소의 출범이 난관에 부닥쳤다. 특히 정부산하기관장 선임의 공정성 차원에서 도입된 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추천된 후보들이 중도에 모두 사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그 이유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통합기관의 노동조합들이 특정인사의 선임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데다 정부와 청와대의 특정인사 지원설, 청와대의 재경부 낙하산인사 저지설 등이 공공연히 나돌아 인선과정은 극도의 혼탁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석연찮은 후보사퇴=추천위가 6명의 지원자를 3명으로 압축해 통합거래소 설립추진위원회(위원장 김광림 재경부차관)에 통보한 것은 지난 23일께로 알려졌다. 후보 3명은 정건용 전 산업은행 총재와 이인원 예금보험공사 사장, 강영주 증권거래소 이사장 등이다.

이들중 정 전 총재와 이 사장은 선정직후 사퇴했고 설립추진위원인 강 이사장은 실격사유가 되기 때문에 사퇴했다는 것이 재경부의 설명이지만 청와대와의 조율결과를 보고 후보 본인들이 26일 결정했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이헌재 부총리는 이례적으로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건용 전 산은 총재는 자신이 후보로 추천됐지만 후보들이 모두 재경부출신이라는 점 등을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강 이사장의 경우 “통합거래소 설립위원회 위원이기 때문에 결격사유가 있다”며 “그가 설립위원회에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추천위나 강 이사장 본인이 설립위원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뒤늦게 문제가 됐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 일반적 지적이다. 특히 강 이사장이 자진사퇴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또다른 불씨를 남기고 있다.

◇후보추천위 ‘무용론’= 정부는 이사장 선임의 투명성을 위해 추천위를 통한 공개모집 방식을 선택했다. 후보추천위도 7명 위원 전원을 교수와 금융·증권 전문가 등 민간인으로 구성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이 부총리도 인정했듯이 결과적으로 이번 공모는 혼란과 의혹만 남기게 됐다. 정건용 전 총재의 경우 스스로 지원한 것이 아니라 타천에 의해 후보가 된 것으로 전해졌고 강 이사장은 자신이 설립추진위원이면서도 추천후보로 선정됐다. 그리고는 실격사유에 해당될 수 있다며 사퇴하는 웃지 못할 풍경을 연출했다.

이해단체간 극심한 갈등도 이번 혼란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통합에 반대했던 선물거래소 노조는 전날 강영주 이사장의 선임을 강력히 저지하겠다고 선언했고 이날 후보선정 백지화에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증권거래소 노조는 “정부가 통합에 뜻이 없다”며 선물거래소에 파견나간 직원들을 복귀시키고 통합작업을 없던 일로 하겠다고 밝혔다.

외견상 공정한 심사를 거쳐 추천된 3명 모두가 석연치 않은 사유로 전원 중도하차함에 따라 기존 추천위 제도의 한계가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관치냐 권치냐=청와대와 재경부의 개입여부는 앞으로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증권거래소 노조 등 일부에서는 최종낙점을 앞두고 가진 청와대와 재경부의 조율 과정에서 선호인물이 다르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후보들이 사퇴로 불만을 표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지난 25일 인사추천위가 열렸으나 통합거래소 이사장문제는 논의될 사안이 아니다”고 밝혔고 재경부도 청와대와의 협의사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재경부는 설립추진위와 추천위가 다시 만나 ▲추천위가 차순위자를 상대로 재심사하거나 다시 공모 ▲추천위를 재구성해 새 후보선임작업을 추진할 지 등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후보자 6명 외의 제3의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csky@fnnews.com 차상근 임대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