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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보유외환 2000억弗 운용이 문제



11월말 현재 외환보유고는 전달에 비해 142억1000달러가 늘었다. 월간기준 최대규모의 증가폭이다. 한국은행은 환율방어 과정에서 국내 외화자산이 증가한데다 유로화나 엔화 등 기타 통화표시자산의 미국 달러화 환산액과 미국 국채 이자수입에 따른 운용수익도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급증의 핵심요인은 환율 방어를 위한 정부의 개입이다.

외환시장 개입에 따른 통화안정증권 발행규모도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에따른 이자만 해도 연간 5조원에 달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부는 이마저도 모자라 한국은행에 발권력동원을 요청해 환율방어에 나서고 있다. 급격한 환율하락은 물론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의 개입도 하락속도를 조절하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이에따른 외환보유고의 급증이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는 것이다.

외환보유고의 적정선에 대해서는 관계자들의 의견이 분분하지만 현재의 규모가 단기지급능력을 넘어설 만큼 여유 있는 수준이라는 데는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국정감사 과정에서 “단기적인 자본이동을 고려한 위기관리 차원에서 외환보유액은 1500억달러면 충분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 수준은 부총리가 제시한 기준보다 400억달러 이상 많은 것이다. 적절한 외환보유액은 국가신용도를 높이고 외환위기 예방 등에 도움이 되지만 이 수준을 초과할 경우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이제는 외환보유고의 적정수준을 놓고 논란을 벌이기보다는 단기지급 능력을 초과한 외환의 운용에 신경을 써야 할 때다. 정부가 한국투자공사를 설립키로 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지만 국회의 반대에 직면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여유 외환을 운용한다면 보유고의 적정성 논란은 자연스럽게 수그러들 수 있다.

/ izen2@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