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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초고속 무선랜 수익성 ‘먹구름’…현행 2.4㎓와 속도등서 5배차이 불구

허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2.03 12:13

수정 2014.11.07 11:44


최근 통신사업자들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주파수 대역의 초고속 무선랜사업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KT가 5㎓ 주파수대역의 무선랜 서비스를 시범실시한데 이어 하나로텔레콤도 지난 2일부터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지역을 대상으로 5㎓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양사의 상용화 시점은 내년 초로 잡혀 있다.

5㎓대역 무선랜의 최대 전송속도는 54Mbps로 2.4㎓ 주파수를 이용하는 현재 서비스보다 약 5배 빠르다. 또 5㎓ 무선랜은 주파수 대역이 넓어 ‘핫스팟’ 지역에서 수용할 수 있는 가입자도 2.4㎓보다 5배가량 많다.

정보통신부는 전파 효율이 뛰어난 5㎓ 무선랜 서비스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지난 8월 5㎓ 대역의 주파수 분배방안을 마련한 이후 현재 5.15∼5.34㎓, 5.47∼5.65㎓ 등 총 0.38㎓ 대역을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최종 마무리하고 있다.


◇2.4㎓시장 침체 심화=그러나 문제는 5㎓ 무선랜이 속도 및 가입자 수용력이 월등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2.4㎓ 무선랜시장 침체로 인해 ‘개점휴업’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상용서비스 2년이 넘은 KT와 하나로텔레콤의 2.4㎓ 무선랜 가입자는 지난 10월말 현재 40만9000명, 3만4000여명 수준으로 유선인터넷 대비 각각 6.7%, 1.2%에 불과하다. 특히 KT의 2.4㎓ 무선랜 가입자는 지난 2002년말 11만3000명, 2003년말 34만9000명으로 1년 사이에 200% 이상 증가한 후 시장이 둔화되면서 올해는 지난해 대비 20% 정도 늘어나는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이처럼 당초 ‘뜨는 사업’으로 예상됐던 무선랜이 좀처럼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고객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할 만한 장점이 없기 때문이다. ‘자유롭게 실외에서 인터넷을 한다’는 상품 컨셉트가 소비자들에게 다가서지 못했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유선 초고속인터넷 사용료에 월 1만원을 추가하는 무선랜 가격 책정은 적정했지만 실제 실외에서 공중 무선랜을 사용하는 수요는 일부로 제한돼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고 말했다.

◇5㎓ 시장도 미약=무선랜 사업에 투자를 지속해온 KT와 하나로텔레콤은 5㎓ 무선랜이 상용화되면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겠냐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KT 관계자는 “유선의 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 정도의 속도가 나오는 5㎓ 무선랜 서비스는 광대역을 강조한 서비스라는 점에서 사업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로텔레콤도 5㎓가 빠르고 대역 폭이 넓다는 측면에서 기존 2.4㎓보다는 시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통신전문가들의 분석은 이와는 정반대다. 빠른 속도가 가입자를 늘려주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것. 한인규 한국IDC 연구원은 “2.4㎓ 무선랜사업의 실패는 느린 속도가 아니라 사용자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니었기 때문”이라며 “이는 5㎓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5㎓ 활용방안은=2.4㎓에 이어 5㎓ 무선랜의 수익성에도 의문이 가해지면서 통신사업자들이 이 서비스를 어떻게 가져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와 하나로텔레콤 입장에서는 5㎓ 무선랜을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는 2006년 이동성을 앞세운 휴대인터넷이 상용화 될 경우 2.4㎓ 무선랜 시장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투자해 온 무선랜 사업을 계속 끌고 나기 위해서는 무선접속장치(AP) 등을 5㎓로 업그레이드해 속도로 차별화 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KT 관계자는 “휴대인터넷과 서비스 충돌을 피해가기 위해서는 VDSL 속도의 무선랜으로 기업이나 가정의 실내 무선인터넷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5㎓ 무선랜을 단일 상품으로 시장에 진입시키기 보다는 휴대인터넷·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코드분할다중접속(CDMA)과 보안관계를 갖는 결합서비스의 일부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wonhor@fnnews.com 허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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