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은행PB 이젠 스카우트 경쟁

이민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2.06 12:13

수정 2014.11.07 11:29


“이제 시작이지요. 씨티를 비롯한 각 은행들의 조직 정비가 마무리되는 내년초에는 인력 스카우트가 불꽃을 튀길 겁니다.”(A은행 담당자) “벌써 몇 명 옮겨 갔어요. 세무전문인력까지 차출해 보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B은행 담당자)

프라이빗 뱅킹(PB) 영업의 최강자인 씨티은행의 가세로 국내 PB시장에 사활을 건 인력 쟁탈전의 서막이 오르고 있다.

시중은행 PB 관계자는 6일 “은행권 경쟁의 핵심은 우량자산고객의 유치에 달려 있는데 이를 맡을 프라이빗 뱅커에 대한 확보전이 가열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출범 한달을 넘긴 한국씨티은행과 국민은행, 우리금융, 하나은행, 신한금융 등 ‘빅 5’의 조직정비가 완료되고 내년에 UBS, 파리바 등 외국계 금융기관의 PB전문회사가 국내에 진입할 경우 치열한 PB시장 점유율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PB시장은 위험도가 낮은 대신 수익기여도는 높아 외국계 금융기관들로부터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이 관계자는 “특히 HSBC가 예상대로 제일은행을 인수해 취약한 PB영업망을 추스르게 되면 인력부족현상이 나타나 3∼5년차 이상의 PB인력중 제일 유능한 ‘고수 PB’를 잡기 위한 스카우트전이 불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에 PB영업망을 대폭 확대키로 한 시중은행 사이에는 물고 물리는 인력 쟁탈전의 조짐이 벌써부터 수면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PB영업에 새로 가세한 기업은행에는 국민은행의 고급인력 2명이 옮겨갔다. PB·자산운용그룹 담당 부행장으로 여성인 구안숙 부행장을 영입한 국민은행은 이에 맞서 우수한 조건을 내걸고 타 은행 PB인력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생명도 PB사업을 위한 인력을 뽑고 있으며 삼성출신 황영기 행장이 포진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삼성증권의 세무팀을 보강했다. 하나은행도 소수이긴하나 지방 PB인력이 다른 은행으로 옮겼다.


하나은행 PB지원팀 김영욱 부장은 “하나은행은 99년부터 PB영업을 시작, 최대 강점으로 자리를 굳히면서 은행권의 타깃이 되고 있다”면서 “내년에 전방위적인 시장점유율 확대 전략이 가시화되면 우량고객을 잡기 위한 인력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내년 PB의 특징은 공격만이 최선의 방어란 기조아래 ‘고객을 뺏는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자산 2억∼3억원외에 10억원 이상인 초부유층 고객은 5만∼6만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액은 165조원에 달하나 은행권은 20∼30%선만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lmj@fnnews.com 이민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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