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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배우위‘유럽식 경제정책’힘실리나…노대통령,경쟁강조 미국식 정책 비판



프랑스를 공식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6일 새벽(한국시간) “한국 경제가 미국식 이론에 강한 영향을 받고 있어 걱정하고 있다”며 경쟁우위의 미국식 경제정책을 비판, 정·관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분배와 복지제도가 잘 발달한 유럽의 제도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 것은 최근들어 주춤해진 국내의 성장과 분배 논쟁에서 노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취할 지를 예고한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화 과정이 주목된다.

또 1가구 3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 등 각종 사안에서 완고한 분배주의 노선을 유지하고 있는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을 우회적으로 지지한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어 ‘선 성장론’을 펴온 이헌재 재정경제부 장관의 입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승자독식’보다 균형잡힌 사회를=이날 노대통령의 발언은 노대통령의 심중에서 그려진 한국의 미래상을 보여줬다는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즉, 경쟁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경쟁에서 이긴 사람만이 모든 걸 차지하는 사회가 ‘최상의 사회’가 돼서는 안되며 그렇게만 한국사회가 가서도 안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는 한국 경제가 “너무 미국식 이론에 강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힌 데에 근거한다.

노대통령은 낙오자도 국가가 보듬고 가야 하며 이를 위해 사회보장 확대와 사회안전망 확충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폈다. 참여정부가 그간 강조해온 성장과 분배의 균형 논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노대통령은 유럽도 미국식 경쟁우위 정책을 많이 수용했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사고방식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해 미국식 경쟁지상주의에 대한 강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노대통령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경쟁을 도입하되 승자독식이 되지 않도록 유럽제도로 보완, 균형을 잡겠다는 것이 된다. 노대통령이 도입을 희망하는 유럽제도란 ‘연대’의 가치, 사회적 가치 등으로 한국을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는 사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것들이다.

◇ ‘양도세 중과시기’ 등 정책혼선 정리될까=노대통령이 유럽순방중 유럽식 경제모델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린 것은 의전적인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날 발언은 대통령 자신의 경제철학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이헌재 부총리를 포함한 현 경제팀과 여당인 열린우리당, 청와대 사이에서 혼선을 빚고 있는 1가구 3주택 양도세 중과시기나 이달중 결론날 것으로 보이는 ‘뉴딜식 경기부양대책’ 등 주요 정책사안에 대해 일종의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이날도 당?정?청은 국회에서 고위협의회를 갖고 1가구 3주택 양도세 중과 시행시기를 예정대로 내년 1월로 정할 것 인지, 또는 유예할 것인지를 놓고 의견을 조율했으나 결론을 도출하는데 실패했다.

홍재형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은 “정부내에서 이견이 있고 입장정리가 안됐다”며 “정부가 통일된 안을 들고 오면 그때 다시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양도세 중과문제를 “예정대로 시행한다”는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과 “시행유예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헌재 부총리의 이견이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임을 의미하는 얘기다. 지속적인 ‘개혁’과 ‘분배’를 주장하는 이위원장과 부동산 경기악화에 따른 성장후퇴를 우려하는 ‘현실론’을 내세운 이부총리 사이의 ‘힘겨루기’가 첨예해지고 있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분배우선 회귀하나=그러나 이날 노대통령의 파리발언은 이위원장 쪽으로 무게추를 쏠리게 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럴 경우 연말 개각설과 맞물려 이부총리의 입지는 물론 경제팀에 대한 전면적 개편도 예상케 하고 있다.


참여정부 개혁정책의 상징 격인 부동산 정책 등을 놓고 분배론자들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워온 것은 물론 올해 내내 화두가 됐던 경기회복 문제에 대한 책임론까지 겹치면서 현 경제팀의 후퇴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럴 경우 내년도 경제운용계획도 대폭적인 손질이 불가피해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혼선도 예상되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대통령의 이날 발언내용은 미국식 경제모델에 대한 맹목적 추종을 거부해온 평소의 지론 수준이지만 시기상으로 적지 않은 파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선분배, 후성장’식 모델이 득세한다면 경제정책 운용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 csky@fnnews.com 차상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