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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산책로]‘난코스 공략’ 발상의 전환을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2.07 12:13

수정 2014.11.07 11:28


맥아더 원수의 인천 상륙 작전은 한국 전쟁의 양상을 일시에 바꿨다. 북한군의 허리를 자름으로써 병참선을 완파하고 북한군을 두동강 내었다. 낙동강 전선의 지리한 교착 상태는 단시간에 돌파구를 찾았다.

그러나 군사적으로 볼 때 인천 상륙 작전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작전이었다. 우선 인천은 상륙 지점으로는 터무니 없는 곳이었다. 그 곳의 간만의 차는 가히 세계적이었다.
무엇보다도 주전장(主戰場)인 낙동강에서 너무나 멀었다.

때문에 미 국방성의 지휘부는 맥아더 계획을 반대하고 실제로 저지 노력도 했다. 그러나 대선배 장군을 설득할 재간이 없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인천 상륙 작전은 그렇게 해서 성공했던 것이다. 맥아더의 생각은 달랐다. 전쟁에서는 적의 의표를 찔러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김일성이 전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인천은 의표였다. 또 맥아더는 수도 서울이 한국인들에게 주는 독특하고도 중요한 의미에 주목했다.

당나라 병서 이위공문대(李衛公問對)에 기정상변지술(奇正相變之術)이라는 말이 있다. 기책(奇策)과 정책(正策)이 무궁무진하게 변화하는 원리를 알라는 의미이다. 인천은 분명 맥아더의 기책이었다.

골프에서도 의도적으로 러프를 공략하는 기책이 있다. 타이거 우즈가 언젠가 퀄리파잉 스쿨 토너먼트를 참관했다. 몇 그루의 나무가 그린의 오른쪽을 가리고 있는 파5홀이었다. 2타만에 그린을 공략하려 한 선수들은 대부분 나무를 맞히고 말았다.

타이거의 의견은 이러했다. 오히려 두 번째 샷으로 그린 왼쪽의 러프를 겨냥해서 길게 때려 놓고 거기서 피치샷을 하라는 것이었다. 도그렉홀에서 해저드를 직선으로 넘기는 과감한 골퍼들을 볼 수 있다. 기량과 자신감의 조화가 아닐 수 없다. 골프 코스에서의 인천 상륙 작전인 셈이다.


다소 실력이 떨어지더라도 때로는 과감해지는 것도 좋다. 가이 포크스는 영국왕 제임스 1세의 암살에 실패하고 사형에 처해졌다.
그는 “가망이 없는 질병은 위험한 치료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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