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호텔 매출감소 우려 비상…외국인 숙박요금 부가세 면제 내년부터 폐지

김시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2.08 12:13

수정 2014.11.07 11:26


호텔업계가 코앞으로 다가온 부가가치세 영세율 폐지로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02년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해 2001년 1월부터 시행된 외국인 호텔 숙박요금에 대한 부가가치세 영세율이 내년 1월1일부터 폐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부가가치세 영세율이 폐지되면 외국인에 대한 호텔 숙박요금이 특1급 호텔 기준으로 1박당 2∼3만원 가량 오르게 돼 가격경쟁력 하락과 함께 한국 관광상품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텔들은 그동안 업계 차원에서 정부에 부가가치세 영세율 연장을 수차에 걸쳐 요청했지만 내년부터 외국인 숙박요금에 대한 영세율을 폐지하겠다는 정부방침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외국인을 주 고객으로 하는 국내 호텔업계의 내년 영업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시내 주요 특급 호텔은 비즈니스 호텔로 전체 투숙객의 90% 이상이 외국인일 정도로 외국인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가세 영세율 폐지는 이들에 대한 숙박요금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어 매출 부진이 우려되고 있다.

더구나 최근 원화 환율 하락으로 외국인의 한국관광 비용이 늘어난데 이어 호텔숙박요금 마저 오를 경우 그 여파는 결국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이어져 국내 관광산업에 타격을 줄 것이라게 호텔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호텔업계는 부가세 영세율 폐지에 따른 충격 완화를 위해 한류열풍을 활용한 해외 마케팅 강화·구조조정·서비스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효과를 거둘지는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에 비즈니스나 관광하러 오는 외국인 입장에서 숙박료가 현행 보다 10% 가량 높아지게 되면 대만 등 가격경쟁력이 있는 곳으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호텔투숙객의 100% 가까이를 차지하던 외국인에 대한 부가세 혜택이 사라지면 업계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본은 물론 대만·중국·동남아 단체 관광객들이 여행경비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내년부터 외국인 숙박요금에 대한 영세율이 폐지되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 하다”면서 “정부가 고용효과가 큰 서비스 산업 육성을 위해 서비스 산업에도 제조업 수준의 금융·세제 지원을 하겠다고 여러차례 공언하고서도 외국인 숙박요금에 대한 영세율을 폐지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 sykim@fnnews.com 김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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