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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 2000년 우즈와 닮은꼴…우승·상금·올해의 선수상 싹쓸이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에는 쿠데타가 있었다. 태평양의 조그마한 섬나라 피지 출신인 ‘흑진주’ 비제이 싱이 상금왕, 다승왕, 시즌 최저타수상, 그리고 올해의 선수를 싹쓸이 하며 ‘황제’ 타이거 우즈를 폐위시키고 그 자리를 대신한 것.

새롭게 넘버 원 자리에 오른 비제이 싱은 여러 모로 타이거 우즈(미국)와 비교된다. 우선 나이로 따지면 싱과 우즈는 각각 63년과 75년생으로 띠(토끼) 동갑이다.

싱은 이미 불혹을 넘긴 반면 우즈는 이제 갓 30세로 아직 혈기 왕성할 때. 엄격한 자기 관리와 연습벌레로 유명한 싱은 그러나 생물학적인 나이를 뛰어 넘어 지금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반면 우즈는 일찍이 그 천재성을 인정받은 케이스에 속한다. 기록으로 보더라도 올 시즌 싱은 지난 2000년 가장 화려한 해를 보낸 우즈와 닮은 꼴이다.

올해 싱은 아홉번의 우승을 거둬 지난 2000년 우즈의 우승 횟수와 같다. 톱10 입상도 싱이 18회, 우즈가 17회로 거의 비슷한 수준. 1년 동안 벌어들인 상금에 있어서는 싱이 PGA 투어 사상 첫 1000만달러 돌파라는 신기원을 이룩했다는 점에서 약간 앞선다.

그러나 싱이 올 시즌 메이저 대회를 단 1개만 제패한 반면 우즈는 지난 2000년 4대 메이저 중 3개의 타이틀을 차지할 만큼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

올 시즌 싱의 평균 드라이빙 거리는 300.8야드로 2000년 당시 우즈의 298야드보다 약간 앞선다. 그러나 순위로 따진다면 우즈는 올해 13위에 랭크됐고 우즈는 2000년 2위에 올랐었다. 이는 장비의 발달로 인해 투어 선수들의 비거리가 전반적으로 향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0년 최고의 장타자는 존 댈리로 그의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는 301.4야드였던데 비해 올 시즌 최고 장타자 행크 퀴니의 기록은 314.4야드나 된다.

올 시즌 싱의 드라이빙 정확도는 불과 60.4%로 하위권에 처져 있고 2000년 당시 우즈도 71.2%로 54위에 랭크됐었다.
최고의 전성기 때에도 싱과 우즈 두 사람의 드라이빙 정확도는 보통 수준에 불과했던 셈.

그렇다면 이러한 핸디캡을 극복했던 비결은 무엇일까. 싱과 우즈는 바로 정확한 아이언샷으로 이를 만회할 수 있었다. 실제로 올해 싱의 그린 적중률은 73.0%로 2위에 올랐고 우즈도 2000년 75.2%의 놀라운 컨트롤 감각을 선보이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이를 바탕으로 싱과 우즈는 평균 스코어 부문에서도 1위에 오르며 자신들의 최고의 전성기를 보낼 수 있었던 것이다.

/ freegolf@fnnews.com 김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