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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성장전망 ‘엇박자’ 시장 불확실성만 가중…李부총리-박승총재 경제해법 제각각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해법을 놓고 잇따라 현격한 시각차를 보이면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제현상을 보는 시각은 전문가들마다 다를 수 있으나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는 고위 당국자들간의 혼선이 예측가능한 시장을 선호하는 경제주체들에게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정책 ‘극과 극’= 이 부총리와 박 총재 사이에서 확인되고있는 가장 명확한 시각차는 두말할 것도 없이 금리정책이다. 금리정책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가지고 있는 고유권한이지만 그동안 재정경제부는 이런 저런 방식으로 금리결정에 영향을 미쳐 왔던 것이 사실이다. 재경부에서도 “결정은 금통위가 하지만 경제부처로서 의견을 피력할 수는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지난 9일 있었던 콜금리 동결은 이 부총리와 박 총재의 현격하게 다른 경제난 타개책을 뚜렷히 볼 수 있는 일례다. 이 부총리는 그동안 금통위가 콜금리 동결을 결정할 때마다 금통위의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한다면서도 침체된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통화당국도 정부와 보조를 맞출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콜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견해를 돌려서 말한 것이다.

반면 박 총재는 “내년 상반기까지 저성장 국면이 이어질 수 있으나 올 하반기에 이미 두 차례의 금리인하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그 효과를 기다려야 할 때”라며 콜금리 동결 이유를 명백히 밝혔다.

이미 두 차례 금리를 내린 효과를 보지 못한 상황에서 또 다시 금리를 내렸을 경우 금융시장의 왜곡 등을 불러와 오히려 경기진작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견해로 풀이된다. 김태동 금통위원도 “선진국 재무장관 같으면 금리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는다”며 “콜금리 문제에 대해서는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이 시장에 도움이 되지만 현 부총리나 전임 부총리도 가끔 오해소지가 있는 발언을 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경제성장률 전망도 엇갈려=한은은 지난 9일 내년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4%로 전망했다. 이헌재 부총리가 “안정적 고용을 위해서 무슨 일이 있어도 성장률 5%는 달성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1%포인트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같은 전망을 내놓은 것에 대해 박승 총재는 “우리경제는 U자형 경기침체의 터널을 지나는 중으로 내년에도 소비가 크게 회복되기는 힘들고 수출증가폭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우리경제는 과거와 같은 고성장은 끝났으며 성장엔진을 바꿔 달아야할 급박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헌재 부총리는 최근 성장률 4%대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성장률 5%는 우리경제를 위해 기필코 달성해야할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많은 논란에도 종합투자계획(한국형 뉴딜)을 추진하는 것도 내년도 경제성장률 5%달성을 위해서다. 이 부총리가 콜금리 동결을 아쉬워하는 것도 통화당국과 정부가 호흡을 맞춰 시너지 효과를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재경부-한은 엇박자 ‘시장 불확실 키워’=재경부와 한은의 갈등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한국투자공사(KIC)의 설립을 놓고도 한은과 재경부는 엇갈리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태동 금통위원은 “외환위기와 신용카드 대란의 책임이 있는 재경부가 염치도 없이 KIC 설립을 통해 제 2의 외환위기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물론 재경부는 KIC를 설립해 20억달러 가량의 외환보유고를 위탁받아 운용수익을 더 넓혀야 한다며 KIC설립을 주도했다.

문제는 두 경제수장의 서로 다른 경제 처방이 혼선으로 비춰지면서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데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물가안정을 우선시 하는 통화당국과 성장문제에 집착할 수 밖에 없는 재경부는 근본적으로 정책방향이 같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경제가 위기국면으로 내몰릴 수 있는 현시점에서는 통화당국과 정부가 충분한 협의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정책추진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지난 8월의 금리인하를 놓고 재경부와 한은이 “자존심 싸움이나 하는 것 아니냐”는 따가운 질책이 있었다.

/ ucool@fnnews.com 유상욱·임대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