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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2인자의 조건


“듬직한 오른팔이면서 언젠가는 최고경영자(CEO)의 빈 자리를 메울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물.”

파이낸셜 타임스(FT)지가 16일(현지시간) 제시한 이상적인 ‘2인자 선택’ 요건이다.

타임스는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유사시 회사를 꾸려나갈 수 있는 적절한 2인자를 뽑기가 쉽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이상에 적합한 인물을 뽑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몇가지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타임스가 제시한 2인자의 조건은 ▲참신하고 도덕적일 것 ▲최소한 당분간만이라도 2인자로서 보좌 역할에 충실한 인물일 것 ▲명석하면서 ‘사업은 전쟁’이라는 공격성을 갖고 있을 것 등이다.

기업들은 때때로 외부에서 후계자 ‘수혈’에 나서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후계자 수업을 통해 내부에서 ‘길러내는’ 방법도 사용한다.

대표적인 예가 인텔이다. 크레이그 배럿 CEO가 내년 5월 회장으로 물러나면 폴 오텔리니 사장이 CEO를 맡도록 정리가 이뤄져 있다.

내부 인물을 기용해 성공한 것은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가 대표적이라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BOA는 지난 2001년 내부에서 승진한 켄 루이스가 휴 매콜의 자리를 물려받았고, 이후 주가는 상승 흐름을 탔다.

타임스는 또 “CEO는 만약을 대비해서 2인자 뿐만 아니라 그 2인자를 대신할 수 있는 후보군도 만들어 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2인자 후보군의 중요성은 코카콜라 사례에서 드러난다.

더글러스 대프트 코카콜라 회장은 지난 2001년 자신의 오른팔 격인 타임워너의 스티븐 헤이어 사장을 후계자로 지명해 이듬해인 2002년 사장 겸 CEO에 앉혔다.

그러나 코카콜라 이사회가 올 초 대프트 회장과 헤이어 CEO를 모두 쫓아내기로 결정하자 이들을 대체할 후보군을 찾아낼 수 없었고, 결국 코카콜라는 후임 CEO를 찾을 때까지 네빌 이시델이 당분간 CEO를 맡도록 함으로써 회사 장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경영권 승계가 아직 불투명한 경우도 있다.
타임스는 애플 컴퓨터의 스티브 잡스 CEO가 암 수술을 받았을 때 회사 전체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창업자 잡스의 그림자가 너무 커 아직 후계자가 모습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곧 잡스라는 등식은 돌발 사태 때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