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잃은 가정에 희망을 주고싶어…KBS 2TV‘공개수사 실종’제작팀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2.19 12:17

수정 2014.11.07 11:13



“갑자기 사라진 가족 때문에 고통받는 가정이 많다. 실종자들을 가족 품에 돌아가게 해 파괴되고 해체된 가족을 원상태로 돌려놓고 싶다.”

KBS 2TV ‘공개수사 실종’(토요일 오후 10시5분)의 허양재 PD는 “실종자를 제대로 찾아내지 못하는 사회는 야만의 사회”라며 이렇게 말했다. 허PD의 말대로 우리사회에서 실종은 빈번하게 일어난다. 우리나라에서 한해 평균 신고되는 미아와 실종자는 6만3000여명에 이른다.

‘공개수사 실종’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우리 주변의 보통 사람들을 함께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지난 11월6일 첫 전파를 탄 ‘공개수사 실종’은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프로그램은 실종사건의 개요를 설명한 뒤 실종자 가족들의 심경을 듣고 수사기록을 바탕으로 현장 상황을 재연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이 프로그램의 재연은 일반 재연과는 다르다. 대사가 없는 이미지 재연이기 때문이다. 대신 실종자의 행동이나 특징을 부각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당시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도 덧붙인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은 실종자의 당일 행적을 입체적인 모습으로 볼 수 있다. 시청자들이 실종자의 이미지를 사진으로만 볼 때보다 좀더 또렷하게 사건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공개수사 실종’팀은 6명의 PD, 5명의 작가, 3명의 자료조사요원으로 구성됐다. 1주일에 2∼3일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기획 취지에 맞는 실종자를 찾아나선다. 제작진이 각 지방을 돌아다니거나 지방신문을 검색해 방송취지에 맞는 실종자를 선정하는 것. 또 경찰청에 의뢰해 사연을 접수받기도 하며, 홈페이지로 직접 제보를 해오는 가족도 있다. 방송이 시작된지 5주가 지난 현재 주당 30∼40건의 의뢰가 들어오고 있다.

좋은 취지로 프로그램을 시작했지만 어려움도 적지 않다. 게시판에 올라오는 제보가 장난인 경우도 많다. 재연을 중시하는 프로그램의 특성 때문에 방송이 너무 흥미위주라는 지적도 있다.

허PD는 “가장 어려운 점은 아직 실종자를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실종’이 가족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하는 공익적 성격의 프로그램인 만큼 시청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김연정 작가는 “실종자 가족과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는데 대부분의 가족들은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며 “잃어버린 가족을 찾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너무나 안타깝다. 하루 빨리 실종자를 찾아내 고통받는 가족들에게 웃음을 되찾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 ck7024@fnnews.com 홍창기기자

■사진설명
탤런트 박상원이 진행을 맡고있는 KBS 2TV '공개수사 실종'은 갑자기 사라진 우리 주변의 보통사람들을 함께 찾아보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