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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효로 말한다-일동제약]위궤양치료제 ‘큐란’

임호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2.19 12:17

수정 2014.11.07 11:13


일반인들 중에 위궤양치료제 ‘잔탁’(성분 염산라니티딘)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같은 성분의 약물인 일동제약의 ‘큐란’을 기억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면서 대중매체광고가 금지된 탓이다.

그러나 이 약물은 1987년 5월, 정부가 보호지정품목으로 선정해 동일 품목의 원료 의약품에 대해 국내 허가 및 수입 허가를 금지하는 3년 기한의 보호 조치를 내렸을 만큼 국내 제약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품목이다.

당시로서는 쉽지 않았던 잔탁의 원료(성분)을 일동제약이 자체 합성하는데 성공, ‘퍼스트 제네릭’으로 출시한 공적을 인정 받은 것이다.

퍼스트 제네릭은 원조약물과 성분은 같지만 제법이나 제형 등을 달리해 기존 약물과 동등 또는 그 이상의 효능과 효과를 발휘하게 만든 첫 개량약물을 말한다.

이렇게 개발된 큐란은 지난 1986년 출시 이후, 현재 국내 위궤양치료제 중 위벽세포의 히스타민 H2 수용체 억제제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퍼스트 제네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우수한 효능과 효과, 안전성 등을 자랑하면서도 기존 약물보다 값을 낮춤으로써 시장경쟁력을 확고히 한 결과다.

예컨대 이 약물은 경구 투약후 위장관에서 흡수되어 2시간 이내에 최고 혈중농도에 도달하며, 위벽 세포의 히스타민 H2 수용체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위산분비 억제 효과가 ‘시메티딘’(위궤양치료제) 제제 보다 4∼9배나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약물이 잔탁처럼 궤양조직의 재생은 물론 궤양에 수반되는 통증 및 자각증세의 제거를 더욱 촉진시키는 이유다.

이 약물은 또 히스타민 H2 수용체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내분비기능이나 성기능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아 남성유방의 여성화, 성기능 등의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도 특징이다.

또한 노인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거의 없고, 간의 효소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낮아 다른 약물과 병용투여시 나타날 수 있는 약물 대사로 인한 부작용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약물의 안전성을 그 만큼 높인 셈이다.

복용법 또한 편리하다.

위산분비 억제효과가 12시간 이상 지속돼 십이지장 궤양 환자의 경우 150mg짜리 1알씩을 1회 2회 투여하는 것 만으로도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재발성 궤양 환자의 경우는 150mg짜리 1알을 취침 시 1회 투여하는 유지 요법만으로도 궤양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

미국 등 선진 외국에서 염산라니티딘을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해 약국에서 쉽게 구입, 복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국내에서는 전문약으로 분류된 탓에 병·의원 처방을 받아야 약국에서의 구입이 가능하다.


처방하는 질환은 위·십이지장 궤양, 역류성 식도염, 상부 소화관 출혈, 급·만성 위염, 졸링거-엘리슨증후군 등 다양하다.

일동제약은 이 약물에 대해 지난해 1월, 용량을 대폭 줄인 ‘큐란75mg’짜리 까지 발매함으로써 기존 약물의 처방 범위를 위염·위산과다·속쓰림·신트림까지 대폭 확대했다.


일동제약 PM팀 전구석 이사는 “십이지장 궤양에 4주 이내의 단기 요법으로 90% 이상의 임상 효과를 나타내는 큐란은 소화성궤양치료의 1차 선택약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취침 전 하루 한 번 복용하는 300mg 용량으로도 개발돼 바쁜 직장인과 노년층으로부터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 ekg21@fnnews.com 임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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