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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외국관광객 발길 막는 정부/김시영기자


호텔업계가 연이은 악재로 한바탕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형 국제행사와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 ‘쾌재’를 불렀던 예년의 모습과는 영 딴판이다. 불황에 따른 구조조정에다 내년 1월로 예정된 외국인 투숙객 부가가치세 영세율 폐지 등이 겹치면서 이래저래 울상이다.

되살아난 구조조정 망령은 그 어느때보다 지독하다. 월드컵 당시 대거 늘린 인력과 사스로 인한 매출 감소 여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재벌 소유의 롯데·조선 호텔은 물론이고 밀레니엄 힐튼도 희망퇴직을 신청받는 등 인원감축에 돌입했다.

구조조정 ‘한파’의 무풍지대였던 그랜드 하얏트마저 노사 합의하에 60세이던 정년을 업계 표준인 58세로 낮추는데 합의해 사실상 구조조정에 손을 댄 상태다.

올 한해 ‘한류열풍’과 ‘대형 국제행사 유치’ 등으로 객실과 연회실적이 반짝 특수를 누렸건만 누적 적자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했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정부도 호텔 옥죄기에 거들고 나섰다. 외국인 숙박객에 대한 부가세 면제를 내년부터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외국인 숙박요금이 10% 정도 오르게 돼 외국인 관광객 이탈은 물론 되살아난 관광한국의 위상이 다시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지만 정부 입장은 요지부동. 그동안 호텔들이 흑자를 봤고 3번이나 유예했다는 점에서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게 이유다.


이로인해 정부가 기대할 수 있는 내년 세수 증가는 1200억원대로 추산된다. 하지만 당장 정부 수입은 늘지 몰라도 이로 인해 더 큰 손실을 초래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정부의 필요에 의해 정책을 실시해놓고 약간의 성과를 거둔 듯 싶자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는 근시안적 탁상행정이야 말로 소탐대실의 전형이요 기업 경쟁력 약화의 주범이 아닐 수 없다.

“정부가 고용효과가 큰 서비스 산업에도 제조업 수준의 금융·세제 지원을 약속하고도 외국인 숙박요금에 대한 영세율을 폐지하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업계 관계자의 지적이 이유있게 들린다.

/ sykim@fnnews.com 김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