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은행권 ‘대열정비’ 고삐…“내년 금융大戰 밀리면 끝장”

유상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2.19 12:17

수정 2014.11.07 11:12


은행들이 이번주부터 임원인사를 단행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정비에 나선다.

이는 내년에 벌어질 ‘뱅크 워(Bank War)’에 대비한 ‘진용 갖추기’의 성격을 띠는 것으로 은행권에 불어닥칠 생존게임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달 초 강정원 국민은행장과 신상훈 신한은행장 등 주요 은행장들은 은행들간의 한판 승부를 전쟁으로 규정하며 조직에 긴장의 끈을 바짝 죌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은 오는 22일 열리는 신한금융지주의 이사회가 끝나는 대로 임원 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이번 인사는 예년보다 한달가량 빨라진 것으로 그 규모와 강도 면에서 과거 인사패턴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한은행은 임기 만료된 임원들이 많아 교체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재우 부행장이 신한지주 상무로 이동하면서 공석이 된 자리를 포함해 총 9명의 집행간부 가운데 윤광림, 한민기, 송연수, 조우섭, 한도희 부행장 등 5명의 임기가 내년 2월로 끝난다.

신한은행은 임원인사를 시작으로 오는 27일 부서장을 포함한 전 직급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한 전초작업으로 매년 1월에 개최했던 ‘업적평가대회’를 한달가량 앞당겨 지난 18일 실시했다.

신상훈 행장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사활을 건 대전이 펼쳐질 경우 그 전장에 제일 먼저 뛰어들 것이고 가장 뒤에 나올 것”이라며 “씨티 등 글로벌 플레이어와의 한판 승부를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이번 주내에 부행장과 본부장급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고 올해 안에 인사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임원급 인사는 지난 10일 단행된 직제개편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그림이 커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번 인사를 통해 모든 임직원들이 곧 바로 ‘전투’에 돌입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다는 게 황영기 행장의 복안이다. 현재 우리은행 부행장 9명 가운데 7명이 올 3월 황영기 행장 취임에 맞춰 발탁됐다는 점에서 물갈이가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으나 황행장이 이번 인사에서 부행장급 2∼3명을 교체하고 외부 인사를 영입, 황영기 색채를 한층 강화한다는 데 무게 중심이 쏠린다.

하나은행은 통상 3월에 하던 정기인사를 1월 초로 앞당겨 시행할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행장과 부행장에 한해 3년 임기를 보장하고 있으며 부행장보와 본부장급에 대해서는 1년마다 실적평가를 통해 임면을 가리고 있다. 이에 따라 본부장급 이상 임원 23명이 이번 인사를 통해 거취가 결정된다.

특히 가격협상에 들어가 있는 대투증권 인수작업의 결과에 따라 인사폭이 상당 수준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투인수 이후 금융지주회사 전환작업이 본격화되면 김승유 행장과 부행장들의 행보에도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달 합병 때 대규모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했던 한국씨티은행은 옛 씨티은행과 한미은행간의 직급 및 임금 조정작업을 서두를 방침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내년에 있을 한판 승부에 대비하기 위해 인사를 앞당기고 있다”며 “목적자체가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있는 만큼 물갈이 폭이 예년에 비해 상당히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 ucool@fnnews.com 유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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