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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지출 중장기 성장흐름 방해”…KDI 고영선 연구위원

차상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2.19 12:17

수정 2014.11.07 11:12


우리나라 수준의 개방형 국가에서는 경제성장을 위해 재정정책을 쓰는 것보다 통화정책을 쓰는 것이 유효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난 17일 기획예산처 출입기자단 토론회에 참석해 ‘중장기 재원배분의 조정’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재정지출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고 큰 의미를 찾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고위원은 “민간금융시장의 확대와 금리인하 등 경제상황이 급격하게 변하면서 각종 산업에 대한 직접적 재정지원의 필요성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며 “앞으로는 정부가 경제사업 비중을 줄이고 시장 실패가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위원의 이같은 주장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위해 재정 상반기 조기집행과 대규모 적자국채 발행, 연기금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유인 등 대대적인 확대 재정정책을 준비중인 정부의 경제운용방향과는 상반된 것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그는 밀러와 루섹의 연구결과 등 외국의 연구사례를 예로 들며 “경기조절 수단으로서의 (단기적)재정지출 확대는 시차, 경기가 좋아진 후에도 사업을 중단하거나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성, 호황기에도 침체기에 늘어난 재정규모가 줄어들지 않을 가능성을 뜻하는 비대칭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재정지출이 오히려 중장기적 성장사이클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투자지출은 국가재정운용계획의 틀 안에서 중장기적 시각으로 추진되어야 하며 경기조절은 일차적으로 통화정책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부는 재정지출이나 수입이 아닌 다른 수단, 예를 들어 금융감독이나 경쟁정책을 통해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경기조절 수단으로 사용돼 온 사업예산 등을 서구국가들처럼 앞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공공분야와 사회복지, 보건분야 등의 재정수요 증가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csky@fnnews.com 차상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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