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

[김주식기자의 클릭! 유통]포장김치 끼워팔아도 찾는 이 없네!


설상가상(雪上加霜). 철석같이 믿었던 웰빙족 너마저 등을 돌릴 줄이야. CJ와 동원은 끝내 고개를 떨궜다. 경기침체에다 계절비수기까지…. 포장김치는 요즘 날개접은 철새에 다름 아니다. 유통기한은 길어야 30일. 찾는 이가 없으니 거개가 퇴거 날짜만 기다려야 할 운명에 처했다.

뾰족한 묘책이래야 끼워주기 전략이 고작이다. 그래서 서로 끌어안고, 옆구리에 끼고, 등에 업는 등 갖가지 짝짓기로 매대에 올랐다. 윈윈전략으로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구실을 달았지만 매장 점원의 눈치가 영 달갑지 않다. 매출효과가 난망하니 CJ와 동원으로서는 이런 드난살이가 없다.

서울시내 모할인점 김치매장. 썰렁한 매대를 지키고 있는 종가집김치 두산 역시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눈만 껌벅거린다. 벼랑에 몰리기는 풀무원과 도들샘도 마찬가지. 추울세라 서로 부둥켜안고 혹독한 겨울나기에 돌입했다. 얽히설키 홀몸이 아닌 김치마다 힘겨운 표정들이다.

햇김치 CJ는 2.5㎏짜리 포기김치(1만3900원) 1봉값에 덤으로 포기김치(1㎏) 2봉을 등에 업혀 전방에 내세웠다. 양반김치 동원의 4.5㎏짜리 포기김치(2만800원)는 백김치(1.5㎏)에다 총각김치(500g) 3봉을 끌어안고 일선에 나섰다. 풀무원의 2.5㎏짜리 포기김치(1만1800원)는 김치통에다 총각김치(1㎏)까지 떠안았다. 도들샘의 1.6㎏짜리 포기김치 2봉(8200원)은 일심동체 한몸으로 윈윈전략을 펴고 있다.

두산은 얼마전 끼워주기로 고객들을 불러들이려 했지만 허사로 끝났다. 하지만 철수하려해도 철수하지 못하는 게 김치의 원죄. 제품은 살아 꿈틀대고 있다는 것을 불철주야 알려야 하니 눈만 멀뚱거릴 뿐 거의 동면 상태다. 유통기한이 다가올수록 끼워넣기 품목이 더욱 늘어나는 것이 이 곳 김치매장의 풍경. 나홀로 김치마니아들은 이 맹점을 잘 포착, 먹이를 낚아챈다.

한국의 지존, 김치의 자존심은 살아 있다. 해서 맛경쟁 만큼은 예선 멈출 순 없다. CJ와 동원은 젓갈맛에 승부를 걸었다. CJ는 새우젓과 멸치액젓에다 갈치속젓까지 넣어 미각을 더했다. 시원하면서도 사각사각 씹히는 김치 고유의 맛이 일품. 동원은 새우젓과 멸치액젓에다 참치액젓을 가미해 입맛을 자극하고 있다. 뒷맛이 깔끔하고 고소한 맛이 깊다고 호소하지만 발길이 뜸하다.


나이든 포장김치 태반은 풍선처럼 부풀어오르기 일쑤. 오랜 발효작용 때문이다. 포장김치가 부풀어오르기 시작하면 관리대상. 고객 눈가림을 위해 점원들이 팽창된 포장지에 숨구멍을 열어 정상 부피를 되찾게 하는 안스러운 장면이 이따금 목도된다.

김치들은 말한다. 억지 춘향이격으로 김치의 숨통 틔울 여유가 있으면 김치요리교실·김치담그기·김치퀴즈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열어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세워라고. 김치도 불황속에서도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면서.

/ joosik@fnnews.com 김주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