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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래가 신고제 연기]부동산 규제 빗장 풀리나



정부가 그동안 겹겹으로 둘러쳐 놓은 부동산 시장의 빗장을 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기조가 최근들어 ‘시장살리기’로 바뀐 게 아니냐는 관측이 부동산시장에서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는 그동안의 극단적인 시장규제 조치로 인해 거래부진 등 정상적인 시장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보완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잇단 규제완화, 어떤 내용=정부는 지난 8월 부산 북구·해운대구와 대구 서구·중구·수성구, 강원 춘천시, 경남 양산시 등 7곳을 처음으로 주택투기지역에서 해제한 데 이어 10월에는 부산, 대구, 광주 등 6개 도시의 투기과열지구내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와 서울 송파구 풍납동 등 6개동에 대해 주택거래신고지역을 해제했다.

이런 와중에서 시행시기 연기론에 무게가 두어졌던 1가구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방침이 이달 초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로 예정대로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키로 해 한때 부동산 규제 추가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위축됐다.

하지만 이번에 서울 중랑 및 서대문구, 대전 전 지역 등 11곳을 양도세가 실거래가로 부과되는 주택투기지역에서 추가 해제함에 따라 최소한 부동산 규제의 ‘탄력적 운용’이라는 정부 정책 방침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향후 예상되는 규제완화=앞으로 해제될 규제로는 주택거래신고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등이 꼽힌다.

정부는 이르면 내년 초 주택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집값이 3개월 연속 떨어지는 등 요건을 갖춘 지역을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 추가 해제할 방침이다. 해제대상 지역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강동구와 송파구 등지의 일부 동이 해당될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등도 앞으로 추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정부가 당초 지난달 초 지방 6곳 투기과열지구에 대한 규제를 일부 완화하면서 필요할 경우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규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실거래가 위주 부동산 과세체제 정착’이라는 명분으로 내년 7월 시행을 목표로 추진해 온 부동산 중개업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시행시기를 최소 6개월 이상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부동산 중개업법 개정안은 부동산 거래계약 과정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는 매매 당사자간 거래가격을 해당 시?군?구청에 실제 거래가격으로 신고하도록 의무화한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거래당사자는 취득 및 등록세, 양도세 등의 세금을 고스란히 실거래가격 기준으로 납부해야 한다. 더욱이 중개업소의 실거래가격 신고가 의무화되면 실제 거래가격과 계약서상 가격이 달리 적용되는 이른바 ‘다운계약서’ 작성 관행이 사라져 탈세 등 부작용이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내년 4월부터 공동주택은 물론 단독주택의 거래과정에서 현재 시가의 30∼40%수준의 과세표준액이 철폐되고 시세의 70∼80% 수준에서 세금이 부과되는 기준시가로 통합, 과세된다. 실거래가 신고의무화에 따른 거래세 중과가 시행될 경우 그동안 정부 부동산 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정상거래 중단이라는 맹점을 보완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주택투기지역 등 규제를 완화한 것은 정상적인 거래관행을 되살리기 위한 최소한의 고육책”이라면서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제도를 탄력운영하는 것일뿐 규제를 마구잡이로 완화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이런 규제완화 조치에 대해 시민단체 등은 “지난해 10·29대책의 근본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지방 투기과열지구에 대한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조치는 투기적 가수요를 부추겨 부동산 투기를 재연시킬 우려가 있다”고 비난했다.

부동산 전문가와 주택업계 관계자들도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기조가 ‘집값은 반드시 잡겠다’는 확고한 원칙이 서 있는 이상 완전한 시장주의 원칙이 부동산 시장에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poongnue@fnnews.com 정훈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