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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제약산업 전망]국내社 개량신약 성장‘순풍’

임호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2.26 12:18

수정 2014.11.07 11:07



원조신약의 잇따른 부작용 파문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외국계 거대 제약사들과는 달리, 국내 상위 제약사들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양적?질적 성장가도를 달릴 전망이다.

고령화와 소득수준의 향상, 복지정책의 확대 등으로 삶의질 관련 의약품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기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특히,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약 등 특허만료된 대형 원조신약의 제네릭제품 출시는 국내 제약사들에게 당분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혈압이나 콜레스트롤, 혈당의 조절개념이 강한 이들 의약품은 한번 복용하면 평생 사용해야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유병률과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수요도 확대된다.

◇제네릭으로 시장 돌파=최근 각 증권사들이 잇따라 내놓고 있는 ‘2005년도 제약산업전망’에 따르면 국내 의약품 시장은 제네릭 전성기를 맞고 있다. 특허만료된 대형신약이 많아 제네릭개발자원이 풍부해진데다 보험약가 안정화를 위한 정부 정책도 제네릭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제네릭은 효능, 효과, 안전성 등에서 원조약물과 비슷하지만 약값은 최고 20% 이상 저렴하다.

한미약품의 경우 대형 제네릭의약품을 기반으로 원외처방조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동아제약은 동네의원을 겨냥한 영업조직을 새로 신설하고 제네릭제품의 출시에 힘입어 시장점유율이 상승추세로 반전되었다.

제네릭제품의 약진은 의약분업이후 국내 시장을 지속적으로 잠식해오던 외자계 제약기업의 영업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

일례로 한국MSD가 개발한 블록버스터 고지혈증치료제인 ‘조코(성분 심바스타틴)’는 제네릭 발매 1년 반만에 원외처방조제 시장의 80% 정도를 제네릭에 내주었다.

당뇨병치료제 ‘아마릴’과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 등 고령화 관련 의약품으로 고성장을 거듭하던 한독약품과 한국화이자사도 지난 9월 이들 품목의 제네릭출시와 더불어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R&D 투자확대로 신약개발 기반 확보=국내 제약사들은 수익성 개선과 연구개발(R&D)비 확대, 개발파이프라인 구조 재편 등 성장기반 확보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예컨대 지난 2001년까지 3%선에 머물던 20대 상장제약사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는 2002년 3.3%, 2003년 4%, 2004년 5.3% 등 매년 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제약사들의 개발비 확대는 신약개발의 가시적 성과와 함께 경쟁력 강한 제네릭제품의 출시로 이어지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도 활발=원료의약품의 저가수출에 머물던 국내 제약사들은 최근들어 해외사업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대표적 해외사업은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으로의 원료의약품 수출을 들 수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03년부터 미국의 길리어드 사이언스사에 에이즈치료제 ‘엠트리바’와 ‘트루바다’의 원료를 수출하기 시작, 미국시장의 물꼬를 텄다. 한미약품은 유럽품질적합인증(COS)을 바탕으로 유럽과 중동시장에서의 항생제 원료 수출을 매년 늘려가고 있다. 미국 및 유럽시장으로의 수출은 품질 및 제조공정, 생산설비에 대한 요구수준이 까다로운 대신, 높은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제네릭제품의 해외진출도 활기를 띠고 있다.

바이오제네릭에 주력하고 있는 LG생명과학은 ‘인간성장호르몬’ 및 ‘인터페론-알파’의 유럽출시를 위한 임상시험을 스위스의 바이오파트너사와 진행 중이다. 이들 제품은 2005년 말이나 2006년 초쯤 유럽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확보된 특허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제네릭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미국, 유럽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다.

업계는 내년에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대표적 국내 제약기업으로 한미약품, 동아제약, LG생명과학, 유한양행, 대웅제약, 종근당, 일동제약, 중외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부광약품, 신풍제약 등을 꼽고 있다.


시장 경쟁의 3대 요소인 개발대상 설정력(Targeting), 구현능력(R&D), 시장침투능력(Marketing)뿐만 아니라 처방의약품보유 비중도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 ekg21@fnnews.com 임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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