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전자업계 기술유출 4배 급증…작년 6건서 올 22건

조영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2.26 12:18

수정 2014.11.07 11:06


올해 적발된 국내 전자업계의 기술유출사건이 지난해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04년 글로벌 전자산업 7대 뉴스’에 따르면 올해 적발된 국내 전자업계의 기술유출 사건은 모두 22건으로 지난해 6건에 비해 무려 4배 가까이 늘어났다.

중국과 대만 기업들이 한국의 첨단기술에 눈독을 들이면서 인력 스카우트 등을 통한 국내 기업의 기술유출 사건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초 6세대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컬러필터 공정기술을 빼낸 뒤 대만 회사에 입사하려한 혐의로 국내 유명 LCD제조업체의 직원 2명이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지난 6월 “LCD 관련 고급 기술인력을 영입해달라”는 대만 업체의 부탁을 받은 브로커의 제안을 받아 회사 컴퓨터망에 접속해 6세대 TFT-LCD 제조기술 자료를 개인용 하드디스크드라이브에 담아 빼낸 혐의다.

지난 10월에는 반도체 웨이퍼 검사장비 등 정보기술(IT) 관련 핵심기술을 외국계 업체로 빼내려던 이들이 검찰에 대거 적발되기도 했다.


또 지난 1월 반도체 핵심 기술자료를 빼내려 한 혐의로 세계적 반도체 회사의 책임연구원이 구속됐으며 4월에는 LCD용 플라스마 화학증착장치(PECVD) 제조기술을 외국경쟁사로 빼돌리려 한 혐의로 해당 회사의 임원이 구속기소되기도 했다.


중견업체의 자금난 악화에 따라 해외매각 사례가 크게 늘면서 기업 인수합병을 통한 기술유출도 많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UT스타컴은 지난 2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통신장비 업체인 현대시스컴을 인수한 데 이어 10월에는 휴대폰 제조업체 기가텔레콤의 CDMA 단말기 연구개발(R&D) 부문을 인수했는데 이 과정에 상당 부분의 기술이 유출된 것으로 알려져 큰 논란이 일었다.


LG경제연구원 나준호 선임연구원은 “첨단기술 확보가 사업성패의 열쇠로 등장하면서 올해 전자업계에서 기술유출, 특허분쟁, 로열티 공세 등 다양한 형태의 기술전쟁이 국가 및 기업 사이에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 fncho@fnnews.com 조영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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