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日 ‘엔강세’에도 시장개입 왜 안나서나]中현지공장 호재로 ‘상쇄’


엔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이 시장개입을 자제한 채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는 진짜 이유는 뭘까.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AWSJ)지는 28일(현지시간) 일본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 특히 중국으로 옮긴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일본 기업들은 지난 20년간 중국을 비롯해 해외 곳곳으로 생산기지를 옮겼다. 일본 기업이 중국 현지에서 만든 제품은 중국내 판매는 물론, 일본으로 역수출되기도 하고 제3국으로도 수출된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약세, 즉 위안화 약세는 수출에 플러스 요인이다. 위안화는 현재 달러당 8.28위안 수준에 고정돼 있어 달러 가치와 똑같이 움직인다. 이에 따라 일본 기업들은 예전처럼 엔고(高)에 대해 아우성을 치지 않고 있다.

저널은 정부와 중앙은행도 엔 강세에 대해 마냥 비관적이지도 그렇다고 낙관적이지만도 않은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고 지적했다.

20개국에 생산기지를 둔 마쓰시타전기는 중국에서만 공장 46개를 돌린다. 에어컨부터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TV까지 거의 모든 제품이 중국에서 만들어진다.

소니도 마찬가지다. 중국에 공장을 둔 소니는 다시 하청을 통해 더 싼 값에 휴대용 CD플레이어를 만들어 소니 브랜드로 중국에서 팔기도 하고 수출도 한다. 디지털 카메라는 일본을 비롯해 전세계로 수출한다.

일본과 중국, 제3국 시장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에 과연 엔 강세가 유리한지 아니면 엔 약세가 유리한지 득실을 따지기 힘든 셈이다.

달러 약세-엔 강세를 지켜보는 일본 기업들의 복잡한 애증 관계는 1년 전 일본대외무역기구(JETO)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잘 드러난다.

당시 876개 기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엔화에 대해 위안화 가치가 30% 오른다면 어떤 영향이 있겠느냐’는 질문에 26%가 ‘해외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유리해진다’고 답했고 32%는 ‘중국 내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중국으로 수출물량이 늘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42%는 효과가 미지수라고 답했다.


게다가 전체 응답기업의 29.5%는 중국에서 수입하는 제품의 가격이 높아져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답했고 28.9%는 중국에서 조달하는 원자재와 부품 값이 오를 수 있어 우려된다고 대답했다.

저널은 닛코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인 무라시마 기이치의 말을 인용해 “해외 생산으로 수익에 미치는 환율의 영향이 비교적 작아진 점이 정부의 시장개입을 막는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저널은 결국 국제공조가 있어야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표면적 이유와 달리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을 꺼리는 데는 복잡한 사정이 깔려 있다고 결론지었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