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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노린 포석일까?…美 바우포트스,중소형 제약주 투자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2.28 12:19

수정 2014.11.07 11:04


‘바우포트스 제약주 투자,속빈 강정’

중소형 제약주에 대한 잇단 매집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계 투자자문사인 바우포스트는 투자기간 시장상승률에도 못미치는 저조한 수익률로 투자운용 측면에서 최악이라는 평가다.

현재 보유주식 기준(6개사)으로 지난 2002년 1월 이후부터 이달까지 총 272억원을 투자해 25억원 규모의 평가차익을 기록하고 있다. 수익률로 환산하면 10%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2년 동안의 은행이자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종목별로는 지난 2002년 3월부터 투자를 확대해온 환인제약에 대한 수익률이 50%에 이르고 있다. 총 48억원 투자로 24억원 규모의 평가차익을 거둔 것. 이어 삼일제약이 16.6%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지난 27일 보유지분이 7%를 넘는다고 신고한 일성신약은 16.0%를, 현대약품공업은 5.8%의 수익률을 기록해 이들 종목에서 39억원 상당의 평가차익을 올렸다.
반면, 경동제약과 삼아약품에서 각각 -7.6%, -32.1%의 손실을 기록, 총 14억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미래에셋투신운용 펀드매니저는 “최근 2년 동안 종합주가지수가 30% 가까이 오른 점을 감안하면 매우 저조한 수익률”이라며 “펀드매니저로 따지면 최악(Worst)에 꼽힌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수익률이 시장대비 극히 낮은 이유로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않다.

보유중인 제약주 가운데 지난 2002년 이후 차익에 나선 경우가 단 한차례도 없었고 단일주주로 2대주주에 올라선 종목이 절반에 이르고 있어 장기적 측면에서 인수합병(M&A)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단일주주 기준으로 바우포스트가 2대주주인 제약주는 현대약품, 삼일제약, 환인제약이다.

이중 환인제약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22.1%(자사주 없음)로 바우포스트와 지분율 차는 12%포인트 수준이다.


환인제약 관계자는 “지난 10월 바우포스트 관계자가 자사를 비롯, 국내 제약사들을 방문해 순수 투자목적으로 최장 5년 동안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신경은 쓰인다”고 전했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최대주주도 바우포스트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들이 커버하지 않는 중소형 제약주만 골라 투자하는 배경이 의문스럽다”며 “올 들어 외국계펀드들의 움직임을 감안하면 M&A 등의 포석이 깔린 매집일 수 있어 지속적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winwin@fnnews.com 오승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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