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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삼성 이학수 본부장]“삼성‘확고한 일류’위해선 이회장 꼭 필요”



“삼성은 아직 세계시장에서 안정적인 일류에 진입하려면 더 노력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회장이 삼성 경영에 전념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더 많이 기여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이학수 본부장(부회장)은 28일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건희 회장에 대한 최근 전경련의 차기 회장 추대 움직임과 관련 이같이 밝혔다,

이본부장은 이어 “전경련에 대해 기업을 잘 경영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기업들이 투자해) 만든 단체로 가볍게 생각하면 별 문제가 없을텐데 너무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전경련 회장은 상징적인 것으로 누가 하든지 간에 회원사들이 이떤 자세로 임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22일 이후 1년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본부장은 최근 공정거래법 개정, 공정위의 총수친인척 지분내역 공개 등에 대해서도 소견을 밝혔다.

―내년 주요 투자 항목은.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등 첨단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것이며 투자 규모도 이 분야에 대한 비중이 가장 높다. 시장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투자를 강화하는 것은 삼성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주력사업에 집중,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충하기 위한 것이다.

―이건희 회장의 전경련 회장 추대움직임에 대해.

▲공식적으로 전경련으로부터 전달받은 것은 없고 그런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만 알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이회장과 얘기를 나눠본 적은 없다. 다만 개인적인 의견을 굳이 밝힌다면 지금 삼성의 경우 국내에서는 어느 정도 위치를 확보하고 있으나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일류의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없다. 지금보다 좀 더 노력하면 그룹 전체가 안정적 일류에 진입할 수 있다. 확고한 일류란 글로벌 톱3나 톱5를 달성하는 것인데 매출, 재무 및 수익구조 등에서 손꼽히는 수준을 의미한다. 삼성은 이회장의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이다.

―금융계열사의결권 제한 등의 공정거래법 개정이나 에버랜드 지주회사 전환 등의 각종 규제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 개정 전 인수합병(M&A) 가능성 등의 이유로 규제완화를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개정된 사실에 대해서는 이렇다 저렇다 할 사안이 아니다. M&A 위험에 대해서는 사전에 대비, 여러가지 연구를 하고 있다. 에버랜드의 지주회사 문제에 대해서도 법률적으로 지주회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에버랜드는 분명 지주회사가 아니다. 법망을 피하기 위해 자산구조 변경 등을 연구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요 그룹의 총수 친인척 지분 내역을 공개한 것에대해서는.

▲경영리더십과 지분은 특별한 관계는 없다고 본다. 임직원들이 지도자를 진심으로 따르고 신뢰하면 영향력이 있는 것이다.

―기업도시와 관련한 삼성의 입장은.

▲삼성은 기업도시에 대해 자체적으로 계획하거나 검토도 해 본적이 없다. 다만 정부나 전경련에서 기업도시를 만들자고 하는 것은 지역을 균형있게 발전시키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서 침체된 경제를 활성시키자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도요타시, 스웨덴의 울루시 같이 국제적으로 성공한 기업도시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대북사업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같은 민족이니까 같은 조건이라면 북한 투자를 고려하겠다. 만약 북한 투자를 강화한다면 전자부문을 우선 보내겠다. 그러나 북한의 투자환경, 인프라 등이 구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출할 경우 주주들의 이해를 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삼성의 주요 계열사는 외국인 주주의 비율이 50% 이상이다. 결국 경제성과 효율성의 관점에서 비슷한 여건이라면 가급적 한 민족인 북한에 투자하도록 해야겠지만 단순히 민족적인 관점에서 투자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여러 어려움이 있다. 아직까지는 북한투자여건 등을 살펴봐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의 성장 비결은.

▲투자와 경영전략을 제시하고 이끌어 가는 이회장의 리더십, 각사 사장단을 위시한 경영진들의 책임감과 실행력, 구조조정본부의 전략적 뒷받침 등 3가지 요인이 잘 조화되는 의사결정 시스템이 삼성의 경쟁력이라고 일본 등 해외 전문가들이 평가하고 있다. 일본 업체들이 반도체에 대한 투자부담 때문에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을 때 이회장은 과감히 투자를 결정했다. 구조조정본부는 이같은 이회장의 결단에 관련 정보를 더해 삼성전자에 전달했고 회사단위에서는 이를 신뢰하고 성실하게 수행했다. 이와함께 인재를 중시하고 브랜드, 연구기술개발 등 소프트 경쟁력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온 것도 최근의 경영성과에 큰 기여를 했다. 또 IMF를 겪으면서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했고 디지털 시대에 잘 준비된 사업구조, 주력제품의 세계적 수요 증가 등 운과 타이밍이 잘 맞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회사 내에서도 위기경영론이 팽배한데.

▲기업인이 국가경제을 진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기업이 말하는 위기와 국가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이 사보 등을 통해 위기경영론을 강조하는데 이는 삼성이 초일류기업으로 진입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위기감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를 국가경제의 위기로 연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동남아, 서남아 지진피해가 많은데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할 생각은.

▲인도네시아, 인도 등 사업장이 있는 지역에는 의료진과 119구조단을 파견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인도네이시아, 인도와 함께 피해가 심한 스리랑카,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는 나라별로 10만달러에서 30만달러까지 지원할 계획도 아울러 검토하고 있다.

―이재용 상무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이상무는 경영수업을 잘 받고 있다. 첨단기술에 관심이 많으며 현장을 수시로 방문, 경험을 익히는 등 열심히 하고 있다.

/ njsub@fnnews.com 노종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