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설맞이 증시 한템포 쉬어가나

차석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2.01 12:31

수정 2014.11.07 22:02



‘현금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구사하라.’

그동안 수급호조로 상승장을 이끌어왔던 프로그램 매수가 오히려 매수차익잔고를 크게 늘리면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일 증시에서 매수차익잔고 물량이 청산되기 시작하면서 프로그램 매도가 1000억원 넘게 출회되면서 지수를 끌어내리는 등 벌써부터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현재 매수차익잔고는 1조3000억원 규모로 10개월래 최고 수준이고 미수금도 8개월래 최고치인 9000억원을 상회하는 등 단기적으로 주가상승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와 선진7개국(G7) 재무장관회담, 옵션만기일 등 잇따라 예정된 변수로 인해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크다”며 현금비중을 높여 설 이후를 맞는 전략을 권하고 있다.

◇매수차익잔고 10개월 만에 최고=연초 893.71로 출발했던 2005년 주식시장이 1월말 932.70으로 마감하는 등 상승세를 보여왔던 것은 기관들의 프로그램 매수 덕분이었다.

그러나 매수차익잔고도 꾸준히 증가, 지난달 31일 1조3587억원으로 올들어 3번째로 1조3000억원을 넘어선데 이어 지난해 3월9일 1조3984억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매수차익거래잔고가 증가하는 것은 강세장의 특징이지만 현실적으로 매수차익잔고가 1조3000억원을 넘어설 경우 매수여력은 줄어들고 매도압력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특히 오는 7일 옵션만기일도 예정돼 있어 프로그램 매물부담이 지수의 발목을 잡는 것은 물론 주가의 변동성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증권 류용석 애널리스트는 “옵션만기일 전까지는 약 3000억∼4000억원 정도가 청산될 것으로 예상, 증시가 추가상승보다는 조정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미수금도 9000억원 넘어 단기매도물량=급격히 증가한 미수금도 단기매물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현재 미수금 잔고가 9100억원을 넘어서며 8개월 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연 초 4300억원에 불과했던 미수금은 증시가 상승하면서 불과 한달 만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미수금은 3일 결제를 해야하기 때문에 시장이 악화되면 손절매 물량이 쏟아질 공산이 크다.

류용석 애널리스트는 “요즘 현명해진 투자자들이 설 이전 미수금을 대부분 정리할 것으로 보여 이번주 이들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동안 급등했던 종목, 특히 코스닥의 테마주들을 중심으로 매물공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올들어 급등했던 창투사의 경우 매물출회로 주가가 대부분 하락, 단기차익을 노리고 단기매매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의 미수금이 상당부분 정리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금보유 확대전략 필요=현대증권 류용석 애널리스트는 “증시자금 동향이나 주말해외변수 등을 감안하면 시장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관망하는 것이 유효하다”면서 “일단 현금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설을 맞아 백화점 매출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내수관련업종이나 환율불안 요인이 있지만 업황이 좋은 조선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연 초들어 급등한 테마주 종목은 현금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유가증권시장(거래소)의 우량종목들은 보유하고 설을 넘기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면서 “삼성전자가 50만원대에 진입한다면 재차 상승 모습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cha1046@fnnews.com 차석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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