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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15일째‘코스닥 팔자’왜]‘脫코스닥’아닌 차익실현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2.01 12:31

수정 2014.11.07 22:00



외국인투자가들의 ‘셀 코스닥’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12일부터 코스닥종목을 팔아치우기 시작한 외국인들은 1일까지 15일연속 팔자세다. 이같은 순매도 기간은 역대 최장기간이어서 향후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제까지 15일 연속 매도기록은 지난 2001년 5월,2003년 2월 두차례에 불과하다.

외국인들은 15일 동안 순매도 금액이 1500억원을 넘어섰다. 과거 최장기 연속매도기간중 최고 금액이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코스닥시장에서 서서히 발을 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매도종목이 최근 단기급등한 우량 정보통신(IT)종목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차익실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분위기다. 또한 이같은 외국인의 매도물량을 국내 기관과 개인이 소화하는 가운데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시장충격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국인 역대 최장기 ‘셀 코스닥’=이날 코스닥종합지수는 전일보다 0.13%올라 473.08로 마감됐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94억원어치를 내다팔면서 15일 연속 순매도금액은 1552억원에 달했다. 전일에는 383억원어치를 팔아 지난 2003년 10월(780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역대 최장 매도기간으로 꼽히는 지난 2001년 5월21일부터 6월11일까지 매도한 금액은 1082억원, 2003년 2월17일부터 3월7일까지 판 금액은 1310억원이다. 이번 매도금액은 역대 최장기 매도기간중 최고치다.

게다가 외국인들이 연속 순매도한 기간중 1000억원 이상을 매도한 기록은 이제까지 총 10번이었고 이번 매도금액은 역대 세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지난 2000년4월, 2002년 4월 연속 순매도기간중 외국인은 각각 1950억원,1766억원을 팔았었다.

◇외국인, 코스닥 우량주 단타매매=그렇다면 이번 매도기간 외국인들은 어떤 종목을 팔아치운 걸까. 최근 15일 동안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내다팔면서 차익을 챙긴 종목들은 휴대폰부품주, 인터넷우량주, MP3플레이어주 등 코스닥의 대표적인 실적주들이었다. 테마주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았던 우량주다.

총 411억원어치를 내다판 레인콤은 지난 12월중순부터 코스닥 급등랠리가 한창이었던 지난달 20일까지 60%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고 총 200억원치 이상을 판 NHN은 지난해 12월 주가가 8만원선을 붕괴하자 집중적으로 사들인 뒤 지난달 중순 10만원까지 오르자 다시 포지션을 180도 바꾼 경우다.

코아로직, 엠텍비젼, 파워로직스, 아모텍, 인터플렉스, KH바텍 등 휴대폰 우량부품주도 외국인의 단기 매매대상이었다. 이들 종목은 IT업황 우려와 함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연말 이후 코스닥급등기간중 화려하게 부활한 종목들이다. 코아로직은 지난해 연말 이후 지난달 10일까지 40% 이상,엠텍비젼은 이기간 30% 이상 상승세를 보였었다.

◇본격 매도세냐, 차익실현이냐=외국인의 최근 매도세는 철저히 차익실현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외국인투자가 역시 단타매매를 이익실현의 한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이피모간의 한 임원은 “외국인들이 자신의 투자종목이 어느 정도 수익을 남겼다고 판단했다면 곧바로 차익실현에 나선 것은 당연하다”면서 “외국인들은 지난 연말 정부 벤처활성화정책 발표당시부터 코스닥 우량종목에 대한 상승세를 예견했었다”며 “그뒤 매매 타이밍을 계속 노리다 지난달 중순 이후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인들의 투자스타일은 4∼5년 장기투자에서 초단기 매매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며 “내수회복의 신호가 발견되지 않는 한 단기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메릴린치증권 이원기 전무는 “최근 외국인 매도세는 코스닥시장 종목이 급등했기 때문으로, 외국인들이 코스닥시장에 등을 돌리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올해 상반기 미국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면 올하반기부터 다시 대규모 유입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전망은 밝다”고 분석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기관투자가가 외국인 매물을 받아내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외국인이 다시 매수로 돌아설 경우 주가는 크게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추격매도보다는 오히려 지금을 저가 매수기회로 삼는 것이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 jins@fnnews.com 최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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