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한나라당 탈바꿈 할때 /김영래기자

김영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2.04 12:32

수정 2014.11.07 21:51



4일 충북 제천 한나라당 연찬회장.

연찬회 이틀째이지만 연찬회장은 ‘한나라당이 안되는 이유’에 관한 격론으로 술렁거렸다.

정부여당이 잘 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하락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의원들마다 이런 저런 원인을 지적해냈다. 위기감도 팽배해 있었다.

여야 쟁점법안에 대한 당의 대응방식에 대한 송곳 같은 비판과 아울러 당의 이념과 노선을 재정립하는 등 당 쇄신에 나서야 한다는 충언도 적지 않았다.

다수 의원이 한나라당 하면 떠오르는 ‘보수 강경’ 이미지를 벗어던지기 위해서는 개혁성향이 강한 젊은 중도층을 흡수해야 한다고 논리를 폈다.

당의 폐쇄성에 대한 호된 질책도 있었다.
고진화 의원은 전날 “우리당이 과연 여권의 언론통제에 대해 얘기할 자격이 있느냐”고 포문을 열기도 했다.

이는 한나라당이 한 방송의 시사프로그램이 당을 고의로 폄훼하는 편파방송을 했다며 이 방송에 대해 취재를 거부해 왔고 첫날 연찬회에서는 취재하기 위해 온 프로듀서를 억지로 내밀기도 한 뒤에 나온 반성이라고 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프로그램 뿐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나라당이 보여온 고질적인 폐쇄성이다. 다수 의원이 유권자의 50%에 이르는 20∼30대를 잡기 위해서는 ‘사이버·디지털’ 이미지를 각인시키자고 하면서도 현실에서는 젊은 독자가 많고 또 이들에 대한 호소력이 높은 신생 언론매체들을 따돌리거나 피하고 있는 게 좋은 예다.

그래서 열린우리당에 비해 한나라당의 언론관이나 출입기자 운용방식이 ‘폐쇄적’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중진급들이 보수언론 기자들을 ‘후배’로 부르면서 챙기는 것도 한나라당의 폐쇄성의 일면일 것이다.

한나라당은 연찬회를 통해 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정했으리라고 본다.
그렇다면 먼저 개방형, 청년 정당으로 거듭 태어나야 할 것으로 본다. 그게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한나라당은 이래서 안된다”는 비판을 끝없이 들어야 할 것이다.

/ libero@fnnews.com 김영래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