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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저축銀‘위기는 곧 기회’ /박대한기자



“기껏 10억원을 들여 외환위기 이후 처음 공중파 TV에 광고까지 내보냈는데 말짱 도루묵이 될 판입니다.”

최근 만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이달 들어 서울 한중저축은행과 부산 플러스저축은행이 잇따라 영업정지를 당하자 그동안 저축은행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각종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며 이같이 하소연했다.

아닌게 아니라 저축은행업계는 올해 들어 200여개 가까운 저축은행을 정리한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경남 한나라저축은행과 부산 한마음저축은행, 경남 아림저축은행 등 3개 상호저축은행이 문을 닫을 때만 해도 상대적으로 경기침체의 골이 깊은 지방에서 일어난 불행이라고 치부했지만 영업환경이 상대적으로 나은 서울 지역의 저축은행마저 무너지자 위기의식이 확대되고 있다.

물론 서민금융의 보루인 저축은행이 잇따라 문을 닫는 근본적인 원인은 경기침체 지속으로 인한 부실여신의 급증과 영업환경의 악화에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불법 출자자 대출과 같은 대주주의 도덕적 해이가 더욱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부산 플러스저축은행의 경우 불법 출자자 대출을 위해 20번이 넘는 돈세탁 단계를 거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대주주의 모럴 해저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앞으로 저축은행이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제역할을 해내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리스크 관리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대주주들이 회사를 사(私)금고로 생각하지 않도록 소유와 지배구조를 선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발맞춰 금융감독당국도 부실 징후가 있는 저축은행에 대해 상시감독시스템을 작동하는 한편,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강화, 더이상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물론 현재가 저축은행업계의 위기라는 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부실은행의 퇴출이 오히려 전체 업계가 한단계 더 발전하고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한 중견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저축은행은 최근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는 한편, 수익원 다변화를 위한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금이 위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저축은행업계는 새롭게 탈바꿈 할 것입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서민금융의 수호자로 거듭나게 되기를 기원한다.

/ pdhis959@fnnews.com 박대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