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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은행 대출금리 인상은 자제해야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오늘부터 예금금리를 올린다고 한다. 다른 은행들도 설 이후 수신금리를 올리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중금리가 지난 1년간의 초저금리 시대를 마감하고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은행들이 금리인상에 나선 것이다. 예금 소득자들의 이자수입이 늘어나고 따라서 소비심리가 좋아질 것이라는 점에서 은행의 예금금리 인상은 환영할 만하다. 특히 은행권이 수신금리를 올려 경기 회복조짐과 함께 늘어날 자금수요에 대비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예금금리 상승은 곧바로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마냥 좋게만 보기는 어렵다. 대출금리 상승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끌어올리고 결과적으로 투자회복을 지연시킨다는 점에서 그렇다. 또 316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의 이자부담을 높여 기지개를 켜고 있는 소비회복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 대출금리 상승은 사업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과 소비여력이 많지 않은 개인에게는 비용 부담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출금리가 0.1%포인트만 올라가더라도 가계의 이자 부담액은 연간 3160억원이 늘어나게 돼 소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마찬가지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기존 대출금은 물론 신규대출에 대해서도 높은 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금리 인상만큼 투자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더 큰 문제는 예금금리의 경우 신규예금부터 금리가 올라가지만 대출금리는 변동시점부터 모든 대출금에 적용되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이다. 일부 연구기관에서는 소비회복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떨어져 올해 경기 회복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기록한 은행권이 예금금리는 올리되 대출금리 인상을 최대한 늦춰 금리 부담을 일부 수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내 8개 주요 은행의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를 말하는 예대마진이 평균 3.59%에 이르는 것은 결코 정상적이지 못하다. 은행권이 부실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쌓고 신바젤협약에 대비하기 위해 자산 건전성을 높이려는 노력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러나 대규모 이익을 낸 은행들이 예금금리는 쥐꼬리만큼 올리고 대출금리를 서둘러 인상한다면 잇속 차리기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