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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파 MBA 뜬다…이공계 인재 몰리고 기업도 선호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2.11 12:32

수정 2014.11.07 21:44



‘해외 경영학석사(MBA)’ 위세에 눌려왔던 국내 정규 MBA시장이 이공계 출신 지원자들의 러시로 ‘황금기’를 맞고 있다.

국내 ‘토종 MBA’ 기관들이 잇따라 글로벌 신규과정을 개설하고 대기업내 핵심기술인력 재교육 바람이 불어 ‘사내 MBA’도 붐을 이루면서 국내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11일 MBA관련기관에 따르면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연세대 경영대학원, KDI국제정책대학원 등 주요 2년제 정규 MBA개설 대학원의 신입생 정원수가 지난해 말 38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3년의 290명보다 90명이 늘어난 수치다. 또한 올해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이 30명 인원의 금융공학MBA 과정을 신설했고 서울대와 포항공대가 대규모 정규 코스를 개설할 계획이어서 총 모집규모는 500명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연세대 경영대학원 등 일부 기관의 경우 10대 1의 경쟁률을 넘어서면서 MBA시장 열기는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온라인 및 야간 수업을 제외하고 정규 코스에 지원서를 제출할 잠재수요까지 합하면 올해 국내 MBA 규모는 1000명까지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MBA시장 ‘기지개’=국내 정규 MBA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은 이공계출신 지원자 급증, 정규과정 개설기관 확대, 국내기업의 MBA출신 선호현상 등 ‘세박자’가 맞아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MBA 기관의 지원자는 이공계 출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의 경우 2003년 39.2%였던 이공계 출신이 지난해 37.3%까지 늘었다. 또한 올해는 50.6%를 기록해 절반을 넘어섰다.

KDI 국제정책대학원도 지난 98년 10%에 불과하던 이공계열 지원자가 올해는 23.68%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같은 이공계 지원 선호 현상은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술인력 육성 정책이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삼성, LG, 현대차, SK 등 주요 대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엔지니어출신인 ‘테크노 CEO’를 집중 육성하면서 이공계 출신이 MBA기관으로 몰리고 있다.

또한 삼성그룹과 LG그룹 등 주요 대기업의 경우 사내 승진후보자들에 대해 MBA코스를 반드시 거치도록 하는 내부 인사체계 갖추면서 MBA시장은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삼성은 사내 ‘경력개발을 위한 핵심인력 양성 방침’을 정했다. LG도 오는 2007년부터 임원승진을 위해서는 MBA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지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졸업생 가운데 지난 2003년 삼성그룹 6명, KT 6명이 임원으로 승진했다. 또한 올해 삼성그룹 9명, CJ 1명, 한국타이어 1명, KT2명 등의 승진자도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졸업자다.

한편, ‘글로벌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된 국내 주요 MBA기관들의 노력도 수요자 끌어들이기에 한몫하고 있다. KAIST테크노경영대학원은 ‘인터내셔널 센터’를 구축해 각종 해외연수프로그램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연세대, 성균관대는 해외 유수 대학과 MBA 과정을 공동운영해 글로벌 수준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KDI 국제정책대학원은 세계 20여개국에서 1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외국인 학생들이 입학할 정도로 입지를 굳혔다. 이러한 영향으로 국내 MBA시장은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기업들 “국내 MBA출신 선호”=최근 기업들이 국내 MBA 출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해외보다 국내 MBA기관의 입지가 높아지고 있다.


취업포털 잡링크는 지난 1월 국내 주요기업 1053개사를 대상으로 ‘국내 정규 MBA 출신자에 대한 국내기업의 관심’을 설문조사한 결과 ‘국내 MBA출신과 해외 MBA출신 사이의 능력별 차이가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차이가 없다는 응답자가 82.5%에 달했다.

또한 ‘국내 MBA 출신자들이 가지는 경쟁력’으로는 ▲전공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31.1%) ▲국내 산업 현장에 대한 실무 이해(27.4%) ▲회사 조직 내 높은 적응력(22.4%) ▲높은 업무 추진력(17.5%) 등이 꼽혔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MBA 디렉터인 조연주 교수는 “국내 MBA출신의 몸값이 뛰고 이공대 출신의 MBA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MBA시장도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해외보다 국내에서 MBA과정을 이수하려는 수요자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적했다.

/ jjack3@fnnews.com 조창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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