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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포럼]우리 아이들의 TV를 꺼라/김영식 교육인적자원부 차관



우리는 지금 TV를 비롯한 영상매체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현대를 미디어의 시대라 부르기도 한다. 오죽하면 현대사회의 특징을 스크린(screen), 스포츠(sports), 섹스(sex) 등을 총칭해 ‘3S’라고 할까.

그런데 오랫동안 ‘미디어의 황제’로 군림해온 신문이 그 영향력을 점점 잃어가는 반면 케이블 TV, 인터넷, 위성방송 등의 등장으로 더욱 더 자극적인 내용으로 우리의 자녀들을 TV 앞으로 끌어내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TV는 우리에게 무엇일까. 우리의 학부모들은 TV가 우리 아이들의 학습능력과 학습습관 형성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할까.

대다수의 학부모는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한 TV에 대해 별다른 비판의식 없이 맹목적으로 받아들인다. TV를 ‘바보상자’라고 비판하기는 하지만 좋은 프로그램을 고르는 안목만 있으면 되지 TV가 우리 아이의 생각하는 사고력과 창의성을 빼앗아가고 종국에는 우리 아이의 인생을 망친다고는 인식하지 못한다.

얼마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03년 학업성취도 국제비교평가’(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에서 우리나라 15세 학생들이 문제해결 능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였다는 결과를 보고 많은 국민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학생들의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과 창의성, 그리고 문제 해결력 신장에 중점을 두고 지난 2000년부터 시행해 온 제 7차 교육과정의 덕택이라고 교육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어떻든 21세기 우리 아이들을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창의성을 바탕으로 하는 문제해결 능력과 자기주도적인 능력을 길러주는 일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TV시청과 우리아이들의 사고력 증진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TV를 시청하는 시간은 한창 사고 활동을 많이 해 두뇌를 계발해야할 아이들에게 이 시간은 ‘두뇌활동이 정지하는 시간’ 곧 ‘바보’가 되는 시간이다. 아이들에게 사고력은 학습의 성패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며 인류역사상 위대한 과학적 진리의 발견은 예외없이 ‘생각하는 힘’에 의해 이뤄졌다. 그래서 과도한 TV시청은 ‘생각하는 힘’, 곧 ‘사고력’을 빼앗아가는 주범이고 금보다 소중한 시간과 정신 모두를 빼앗아가는 TV는 아이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흉기’다.

미국소아과학회(AAP)의 연구도 이를 뒷받침한다. 어릴 적 TV를 많이 본 아이일수록 집중력과 사고력, 창의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한다. 한국교육개발원이 학업성적 상위 10% 안에 드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의 특징을 분석한 연구결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공부 잘하는 학생은 공통적으로 학원보다는 집이나 도서관 등에서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많았다. 또 매일 신문을 읽고 한 달에 적어도 3권 이상 교과서가 아닌 책을 읽었다. 주말에도 TV는 보지 않고 운동이나 동호회 활동 등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독서를 많이 하려면 TV 시청을 하지 않아야 한다. 교육학자나 학교 선생님들의 설명을 빌리면 ‘공부 잘하는 아이치고 TV 많이 보는 아이 없다’는 것이다.


2001년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생활 시간조사’에서 휴일에 전 국민의 95%가 TV 앞에서 평균 3시간54분을 허비하며 초�^중등 학생은 그보다 더 긴 4시간40분을 TV시청으로 보낸다. 우리나라 사람의 TV 시청시간은 독서시간보다 평일에는 3.4배, 주말에는 5.6배나 많다는 한국출판연구소의 조사결과도 있다.

“전국의 학부모님들, 진심으로 당신의 자녀를 성공시키고 싶으세요. 진심으로 학업성적을 높이고 싶습니까. 오늘부터 TV를 끄세요.”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우는 첫 걸음이 ‘TV 끄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