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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교토의정서 발효 철저한 대비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교토의정서(기후변화협약)가 내일부터 공식 발효된다. 이와 함께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환경규제가 크게 강화된다. 당장 유럽연합(EU)이 가전제품과 자동차 등에 대해 이산화탄소 및 유해물질 규제 강화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어 우리 제품의 수출에 타격이 예상된다. 141개 비준국들은 자국내 기업은 물론 수입품에도 까다로운 환경관련 규정을 적용할 방침이어서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아예 제품 판매가 불가능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감축 비율이 높다는 이유로 이 협약에서 탈퇴한 미국이 온실가스 감축안에 동의할 경우 각국의 환경규제가 더 강화될 것은 자명하다.

문제는 국내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이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기업들이 기술개발이나 투자계획을 세울 때 환경문제를 차순위로 미루는 경향이 강한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일부 정유업계를 제외하고는 교토의정서의 구체적인 내용조차 모르고 있다니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기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를 등한시하고 대응책을 준비하지 못한 것은 재계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그러나 정부도 잘 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동안 정부가 기후변화협약에 대해 유동적이고 애매한 태도로 피해가려 했던 것이 기업의 준비 소홀을 불러왔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5% 감축할 경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오는 2015년께 0.78%포인트 감소할 것이라는 조사결과는 환경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또 의정서 발효로 에너지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돼 국내산업 전반적으로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환경규제에다 제품의 생산비까지 늘어날 경우 수출 위주의 우리 경제는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의정서 발효를 코 앞에 두고 부랴부랴 기후변화협약 전담팀 구성에 나서는 정부의 자세로는 결코 효율적인 대응책을 기대할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재계는 머리를 맞대고 기후변화협약에 적극적으로 대응,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오는 2013년부터 우리나라도 의무부담 국가가 될 가능성에 대비해 범정부적인 협상전략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