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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부산 노사정의 ‘산업평화 선언’



부산지역 노사정 대표가 갈등과 대립 관계를 청산하고 상생을 다지는 ‘산업평화선언’에 나섰다. 한국노총 부산지역본부 및 산별노조 대표 100여명과 부산 경영자총협회 대표 70여명을 비롯해 노사정 협의회 회원, 부산노동청 등 관계자가 공동으로 선포한 ‘노사정 산업평화 선언’은 부산지역에 국한된 것이기는 하지만 그 의미와 파급 효과는 결코 가볍지 않다.

부산지역은 배후에 울산, 경남 창원 등 대표적인 공업지역을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항구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경제적 비중이 수도권에 버금갈 정도로 막중하다. 따라서 이른바 강성노조의 투쟁 목표 역시 부산·경남 지역에 집중돼 왔다. 사상 최악의 물류대란을 유발한 항만부두 노동자의 불법투쟁, LG칼텍스정유 불법파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과정에서 국가경제뿐만 아니라 노사 역시 막대한 피해와 상처를 입었다. 이번 부산지역 노사정의 ‘산업평화 선언’은 이러한 피해와 상처 위에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노사정, 나아가서 노동운동의 합리적인 모델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도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중앙의 노사정위원회가 민노총의 탈퇴로 사실상 기능이 정지돼 있다는 점, 노사정 복귀문제를 다루던 민노총 대의원대회가 시너를 뿌리는 등 폭력 난장판 끝에 무산된 점을 생각할 때 부산지역 노사정의 산업평화 선언은 더욱 값지다고 보겠다.

한국노총과 민노총에서도 온건파까지 현재의 ‘강경투쟁’에 대한 강한 반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 정도로 노동운동은 중대 전기를 맞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노동운동도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이른바 ‘상생의 원리’를 도입할 시점을 맞았음을 뜻하며 여기에는 강경 일변도의 투쟁으로 얻어 낼 것은 이미 다 얻어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노동운동 역시 냉엄한 자기변혁을 통해 변화하는 시대에 맞추어 나갈 필요가 있다.

부산지역 노사정은 산업평화선언을 통해 바로 새로운 노동운동의 모델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보아 틀리지 않는다. ‘상생의 노사관계가 근로자 생활안정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고용안정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부산지역 노사정의 인식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