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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저소득층 지원책 유감/이영규기자



정부가 올해 저소득층의 근로의욕 고취와 소득 양극화 해소를 위해 ‘근로소득보전세제(EITC)’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기초생활보장제도에 이은 다른 형태의 저소득층 지원책이란 점에서 관심이 높다.

이 제도의 핵심은 소득에 따른 공제액을 설정하고 납부세액이 공제액보다 많으면 차액만 내도록 하고 납부세액이 공제액보다 적으면 차액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제도 시행을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과제가 한 둘이 아니다. 일부에서는 제도시행 과정에서 저소득층의 ‘도덕적 해이’를 우려하기도 한다.

우선 팽팽히 맞서고 있는 정책 당국간 이견조정이 시급하다. 청와대와 정부부처는 이 제도 시행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소장파(찬성)와 중진(신중)간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제도의 ‘비현실성’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쏟아붓기식’ 지원이라는 지적도 풀어야 할 숙제다. 정부는 가구소득이 최저 생계비 수준인 빈곤층이나 차상위 계층을 대상으로 EITC를 시행할 경우 해마다 2조∼4조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투입되는 금액에 비해 수혜층이 넓다보니 ‘실효성’이 의문시된다는 것이다.

예산 확보도 문제다. 국민 세금으로 운용되는 정부입장에서는 뾰족한 재원확보 방안이 없는 한 또 국민들에게 손을 벌릴 수밖에 없다.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인프라’ 구축이 먼저돼야 한다. 지원 대상자들이 얼마나 되는지부터 파악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가구소득 파악률은 34%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비정규직이 대부분인 저소득층에 대한 관련 자료는 거의 전무하다.

예로부터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한다’는 말이 있다.
저소득층에 대한 소득보전이나 생계비 지원은 ‘한계’가 있다. 차제에 정부는 EITC ‘급조’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근본적인 형태의 저소득층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 시발점은 저소득자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다.

/ ykyi@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