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이젠 금융허브다-신한금융지주]중국 네트워크 연내 완비…‘뉴뱅크’ 도약

유상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2.17 12:33

수정 2014.11.07 21:27




지난달 3일 서울 태평로 신한은행 본점. 신한금융지주 최영휘 사장을 비롯해 신한금융그룹 사장단과 지주회사 임직원 10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을유년 새해 첫 업무를 시작하는 자리였지만 그 분위기가 예년과는 사뭇 달랐다. 올해 경영환경이 그다지 밝지않은 데다 금융권의 우열을 가리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탓이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 그룹의 판도를 재정립할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통합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신한지주 경영진이 다지는 각오는 남다르다.

이날 최영휘 사장은 “한국씨티은행 출범과 외국계 은행들의 소매금융시장 진출, 국내 금융기관들의 지주회사 체제 도입 움직임 등 은행대전이 눈앞에 놓여 있다”면서 “올한해 통합의 틀을 성공적으로 짜고 이를 위한 실천노력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신한지주는 ▲리딩뱅크로서의 입지 구축 ▲비은행 부문의 제조 및 영업역량 강화 ▲그룹비전에 부합하는 기업문화 마련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트리플A’ 전략을 올해 경영전략으로 제시했다.


특히 비은행 부문 역량 제고를 위해 리테일 고객과의 관계 심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카드 부문과 투신 부문에서 특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또 기업공개 및 채권시장 진출 활성화 등 그룹의 투자은행(IB)역량을 강화하고 프라이빗 에쿼티(Private Equity)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도록 힘쓴다는 구상이다.

이는 모두 외국의 유수한 금융기관들이 속속 국내시장을 두드리고 있는 상황에서 나름의 경쟁력을 갖춰 글로벌 금융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한 작업과 맥이 닿아있다.

◇향후 30년을 위한 거대 프로젝트=올해 신한지주가 펼쳐갈 경영전략의 핵심 키워드는 ‘뉴뱅크’다. 단순히 신한과 조흥 두 은행을 합치는 게 아닌 ‘새로운 전략과 행동양식’을 갖춘 몇단계 업그레이된 조직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신한지주 조병재 상무는 “두 은행의 통합은 미래환경 변화와 고객 니즈 변화를 바탕으로 신한금융그룹 내 모든 자회사를 아울러 새로운 사업모델, 프로세스, 인프라를 만들어가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아직 토양 다지기 단계에 있지만 올 9월 통합추진위원회 출범을 기점으로 그룹의 인프라가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실행단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두 은행이 한살림을 차리게 되면 자산규모만 151조4000억원으로 국내 최대인 국민은행(200조원)을 바짝 뒤쫓는 수준으로 껑충 뛰게 된다.

국내은행 최고의 고객만족도와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신한은행과 폭넓은 고객기반에 바탕을 둔 조흥은행의 결합은 당장 외국계 은행과도 맞붙어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은행권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신한지주의 비전은 눈부시다. 지주회사는 금융권 시가총액 1위를 꿈꾸고 있다. 또 뉴뱅크 출범을 기반으로 오는 2008년까지 은행부문 선두에 올라서고 증권, 카드 등 비은행 부문은 3위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비전이 화려한 만큼 넘어야 할 산도 높다. 국내 최고(最古) 은행이라는 자존심으로 똘똘 뭉쳐있는 조흥을 신한 특유의 조직문화로 끌어들이기가 순조롭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적지않다. 하지만 지난 82년 창립 이후 무서운 기세로 성장가도를 달려온 신한의 저력을 감안할 때 큰 무리없이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글로벌 금융사로 거듭난다=신한의 으뜸 과제인 뉴뱅크 수립은 국내 리딩뱅크를 뛰어넘어 글로벌 금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프로젝트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금융허브 건설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한은 ‘글로벌’과는 아직 거리가 있다. 국민은행과 함께 동북아시아 선도(리딩) 은행을 추구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부문이 적지 않다는 게 현실이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올 들어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발걸음이 부쩍 빨라졌다. 신한은 외국계 금융기관과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중국, 동남아, 미주 등 해외진출에도 적극 나서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을 구축해간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현재 뉴욕, 런던, 도쿄, 홍콩 등 국제금융센터 지역을 비롯해 일본의 오사카, 후쿠오카, 신흥시장인 베트남의 호치민, 중국 상하이, 톈진 등 전 세계에 걸쳐 9개 지역에 진출해 있다.

특히 올해 안에 중국 시장의 네트워크를 완비한다는 방침 아래 오는 9월께 한국계 기업이 4000여개나 진출해 있는 칭다오에 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현재 현지법인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홍콩도 지점으로 전환해 관할 지역을 중국의 광저우, 선전 지역으로 넓혀나갈 계획이다.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톈진, 칭다오, 상하이, 홍콩을 잇는 중국 연안 경제 집중지역을 아우르는 벨트가 구축된다.

동남아시아나 인도 지역의 경우 오는 9월 통추위 출법 이후 신한은행 진출지역과의 비교, 조정작업을 거쳐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현지에 파견되는 해외지역 전문가들이 나름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중국,베트남 등 지역에 전문가를 파견해 운영했으며 러시아 및 동남아시아 파견을 위해 선발한 인력들을 대상으로 오는 3월 현지 출발에 앞서 교육을 진행 중이다.

해외은행과의 업무 제휴를 통한 영역 확장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한인 은행인 센터은행·월셔은행과 업무 제휴를 체결한 데 이어 최근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자금관리서비스(CMS)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금융기관들과의 제휴 폭을 넓혀가고 있다.

/ ucool@fnnews.com 유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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