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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제2의 SK’되나]지분구조‘탄탄’ M&A대상 안돼

김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2.18 12:34

수정 2014.11.07 21:23



SK㈜ 주식을 대량 매입, 지배구조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소버린자산운용이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와 핵심계열사인 LG전자에 1조원을 투자해 지분을 매입, 향후 LG그룹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소버린은 ㈜LG에서 개인 대주주 지분(51.5%)을 제외하고 2대 주주가 됐고 LG전자의 경우 최대 주주인 ㈜LG(36.1%)와 2대 주주 피델리티(6.08%)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적극적 인수합병 시도는 아닌 듯=LG그룹은 소버린의 지분매집이 인수합병(M&A)이나 적극적인 경영간섭 등을 노린 것으로는 보지않고 있다. ㈜LG 관계자는 “소버린은 LG가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투명성을 개선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판단, 투자목적으로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소버린도 자료를 통해 “LG전자는 세계적인 기술혁신 기업으로 제품과 디자인,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인도와 미국 등 세계 주요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고 최첨단 휴대폰을 최초로 출시, 경쟁력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투자를 한 것 뿐”이라고 밝힌 상태다. 또 “순수 지주회사 체제를 만들기 위한 LG의 구조조정 노력과 LG카드에 대한 부당한 지원을 거부하는 등 경영의 독립성에 대한 열망은 21세기 기업 모델을 수용하려는 확고한 의지를 증명해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LG그룹의 지배구조만 보아도 ‘M&A’시도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이 가능하다. LG그룹 지주회사인 ㈜LG의 지분구조는 대주주인 구씨 일가가 51.5%이고 LG전자는 ㈜LG와 피델리티가 각각 36.1%, 6.08%를 보유하고 있어 인수합병에 나설 수 없는 구조다.

◇주주활동만으로 ‘위협’될 수도=그러나 소버린이 LG그룹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대량 확보하고 있는 ㈜LG와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의 주요 대주주가 됨으로써 정상적인 주주 활동만으로도 LG에 엄청난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LG는 LG그룹의 39개 계열사 가운데 15개 자회사의 지분을 직접 갖고 있고 자회사를 통해 손자 회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LG 자회사 소유지분은 LG전자 36.1%, 데이콤 39.8%, LG텔레콤 37.4%, LG화학 34%, LG생활건강 34%, LG생명과학 30.4%, LG MRO(빌딩관리업) 100%, 곤지암레저 100%, LG스포츠 100%, LG CNS 65.8%, LG 앤씨스 100%, 실트론 51%, LG MMA 50%, LG경영개발원 100%, 루샘 64.8% 등이다.

업계에서는 소버린이 LG에 대해 고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요구는 물론 SK㈜의 사례에서 보듯이 상황에 따라서 경영진 교체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양측 관계의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소버린이 “㈜LG와 LG전자의 선도적 역할을 지원하기를 희망하며 주요 소액주주의 일원으로 LG 경영진과 우호적이고 개방적인 대화를 기대한다”고 밝힌 것에서도 가만히 앉아 배당이익만 챙기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이와함께 오는 3월로 예정된 SK㈜ 정기주총을 대비한 압박용인 동시에 주가차익을 노린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LG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부각시켜 SK㈜를 압박하고 SK㈜ 주주들의 마음을 움직이겠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njsub@fnnews.com 노종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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