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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골퍼 91% ‘내기’ 즐겨



바야흐로 본격적 골프 시즌이 다가왔다. 더불어 골퍼들의 베팅으로 이루어지는 이른바 ‘필드장세’는 상종가를 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내기 골프가 도박이 아니다’는 법원의 판결이 있고 난 직후인 데다가 최근 호전 기미를 보이는 경기가 그러한 분위기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국내 모 골프 전문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골퍼들의 약 91%가 라운드 때 내기 골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빈도수를 보면 ‘매번 한다’가 47%, ‘2회 중 한번꼴’이 20%, ‘가끔씩 한다’가 24%로 각각 조사되었다. 거의 대부분 골퍼들은 내기 골프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발생되는 것일까. 그것은 한 마디로 ‘게임의 묘미’ 때문이다. 내기를 하지 않으면 5시간이 너무 밋밋해 라운드 자체가 지겹다는 것이 골퍼들의 대체적 반응이다.

혹자는 내기 골프를 ‘칼’에다 비유한다. 그것의 활용 여부에 따라 ‘약’이 되거나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기준은 다름 아닌 베팅 금액의 과다(寡多)에 달려 있다. 수억원대의 내기 골프는 최근 법원의 판결과 같이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을 지라도 사회 통념상 비난 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식사 내기, 캐디피 내기 등과 같은 가벼운 내기는 게임의 활력소가 된다는 의미에서 오히려 권장할만 하다.

이러한 내기 골프는 유명 인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고 이병철 삼성회장은 ‘수요회’라는 골프 모임을 통해 지인들과 1000원짜리 내기골프를 즐겼는데 ‘플레이의 묘미와 긴장을 늦추지 않기 위해서’가 그것을 즐기는 주된 이유였다. 현재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있는 ‘골프황제’ 비제이 싱(피지)도 아시안 투어에서 활약할 당시 스코어 오기로 2년간 투어 출전이 정지되자 보르네오의 한 골프장의 클럽 프로로 재직하면서 ‘생계형’ 내기 골프를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고액의 ‘판돈’을 건 내기에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기하급수의 법칙’인데 이는 첫 홀에서 얼마로 시작하느냐에 따라 전체 액수가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어 첫 홀에서 타당 1000원으로 시작했다면 그것은 마지막 홀에서 자그마치 타당 1억3107만2000원이라는 천문학적 숫자로 판돈이 늘어나게 된다. 아무리 그 전까지 돈을 따고 있었더라도 마지막 홀에서 티샷이 OB가 나게 된다면 그 홀에서 오히려 수억원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국내에서 이러한 내기가 있었던 것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런 내기를 하는데 있어서 골프의 진정한 가치와 매너, 에티켓, 룰 준수를 기대한다는 것은 애시당초 무리일 수밖에 없다.

내기 골프의 유형

◇스트로크=가장 보편적인 유형으로서 매홀마다 타당 걸린 액수를 타수차대로 계산해서 지불하는 방식. 예를 들면 타당 5000원 짜리에서 A가 보기를 했고 나머지 B, C, D가 파를 기록했다면 A는 나머지 동반자들에게 각각 5000원씩을 주어야 한다.

◇매치플레이=가장 오래된 내기 방식으로 홀당 일정 금액을 걸어 놓고 해당 홀에서 가장 잘 친 사람이 베팅 금액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스킨스 게임=매치 플레이 방식의 변형으로서 핸디캡에 따라 적당한 스킨(상금)을 걸고 매 홀에서 가장 잘 친 사람이 스킨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만일 가장 좋은 스코어가 둘 이상이면 스킨은 다음 홀로 이월된다. 자신이 낸 스킨을 모두 챙겼더라도 경제협럭개발기구(OECD)제도를 두게 되면 그것을 다시 토해내야만 한다. 즉, 본전을 챙긴 순간 타의에 의해 OECD에 가입하게 됨으로써 그 이후부터 OB, 벙커, 스리 퍼트, 워터 해저드, 트리플 보기, 로스트, 남의 집 온 그린 등 소위 ‘칠거지악’을 범하게 되면 챙겼던 스킨을 그것을 범할 때마다 토해내게 되는데 심한 경우 ‘민족자본’까지 쏟아내는 경우도 있다.

◇라스베이거스=플레이 상호간에 초면이어서 서로의 핸디캡을 잘 알 수 없을 경우 주로 이용되는 방식으로 2인 1조가 된다. 조 편성은 첫 홀 티샷 순서를 기준으로 정해지는데 항상 1번과 4번, 2번과 3번이 한 조가 된다.
다음홀의 순서는 전홀 스코어에 따라 정해진다.

◇하이로=라스베이거스식의 변형. 2인 1조가 되는데 2명 중에서 잘친 사람의 점수를 10의 자리, 못친 사람의 점수는 1의 자리에 놓고 양쪽의 점수차 만큼 기준금을 주고 받는 형식이다. 예를 들면 A조가 한 사람은 버디, 다른 한 사람은 파를 했고 B조는 두 명 모두 파를 기록했다면 A와 B의 스코어는 45대 55가 되어 B조는 기준금이 5000원이었다면 A조에게 5만원을 주는 방식이다.

/ golf@fnnews.com 정대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