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환율쇼크-기업 대응책 부심]연초계획 수정 ‘비상경영’ 돌입

홍순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2.23 12:35

수정 2014.11.07 21:12



23일 한때 ‘1달러=1000원’이 붕괴되면서 기업들이 올 경영계획을 새로 수립하는 등 비상경영에 나섰다. 삼성, LG, 현대차 등 대기업들은 환율 폭풍에 대비해 준비해놓은 시나리오 경영에 돌입했다.

◇경영계획 변경=대우종합기계 양재신 사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환율이 워낙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어 올 경영계획을 수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우는 올 초 계획한 경영전략을 더 보수적으로 짜기로 했다.

이처럼 연초 경영계획 수립 당시의 예상보다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대부분 기업들이 경영계획을 새로 수립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무역협회가 수출기업 73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3%가 올해 사업계획을 환율 1020원 기준에 근거해 수립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 기업의 올 경영계획변경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폭락하면 보험요율이 오르기 때문에 환보험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주방용기구 제작해 수출하는 ㈜신보의 관계자는 “작년부터 원�^달러 환율 하락을 예상했지만 폭락 수준까지 올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환보험도 못 들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주요 대기업 시나리오 경영 돌입=주요 대기업들은 환율폭풍에 대비해 미리 준비한 시나리오 경영에 돌입,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 가전사업부는 시나리오 경영 계획에 따라 현지화 전략에 보다 속도를 더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환율 1150원이 무너진 지난해부터 해외공장 설립작업을 서두르고 있다”며 “러시아, 동남아 등 가전 생산기지 후보지역에 대한 답사를 연내 마무리,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환 헤징은 하지 않는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각 사업부 및 전세계 70여개의 해외법인 등에 원가절감 및 투자 순위 조정 등을 골자로 한 ‘비상경영 가이드 라인’을 긴급 하달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사내외 전문가 9인으로 구성된 금융관리위원회를 개최해 국내외 경제펀더멘털 분석 및 외환에 대한 전반적인 동향 파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달러를 사용하지 않는 지역에 대한 수출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유로화 결제비중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비달러 결제지역에 대한 판촉활동을 확대하는 한편 이 지역에 대한 수출물량을 우선적으로 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표적 비달러 결제지역인 유럽으로의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디젤엔진의 개발에 힘을 쏟기로 했다.

조선업계는 선박수주 시 환율절상 및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원가 연동방식 계약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자사뿐만 아니라 현대미포조선 삼호중공업 등 계열사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원자재 및 기자재 통합구매실시하고 연구개발(R&D)시스템 공유하는 등 ‘전사적 원가절감 시스템’ 가동에 들어갔다.

/산업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