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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發’외환쇼크 일단 진화,中 환율정책등 불씨는 남아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2.24 12:35

수정 2014.11.07 21:10



한국은행 보고서로 촉발된 외환시장 쇼크에 대해 주요 외국 언론은 한은의 해명으로 일단 사태가 진정되기는 했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22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서 한은발 외환시장 쇼크를 톱기사로 올렸던 월 스트리트 저널(WSJ)지는 23일 “한국은행 보고서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달러 가치의 지속적인 하락세 등을 감안해 달러 보유에 더이상 집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일깨워줬다”고 강조했다.

저널은 “외환시장 쇼크의 실질적 원인은 한은 보고서가 나온 뒤 대만에서 때마침 달러 대량매입 주문이 취소된 게 기폭제 역할을 했다”면서 “한은이 ‘다변화’에 대해 공식 해명하고, 일본과 대만의 중앙은행들도 같은 입장을 강조하면서 외환시장이 달러 반등 속에 일단 정상을 되찾았다”고 전했다.

저널은 투자은행 UBS의 선임외환전략가인 만수르 모히 우딘의 말을 인용해 “한은 쇼크는 투자자들에게 ‘미국도 돈줄이 막힐 수 있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WP)지는 23일 “한은 보고서가 알려진 뒤 달러가 지지기반을 잃을 지 모른다는 우려가 증폭됐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포스트는 “달러가치가 최근 몇달새 외국 중앙은행들의 결정에 큰 영향을 받게 됐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지는 한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중앙은행 보유외화 다변화’ 문제가 외환시장의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타임스는 “지난 2003년 기준으로 미국이 적자를 메우기 위해 하루 평균 차입해야 할 20억달러 가운데 80%가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외국 중앙은행들의 미국 재무부 채권 매입으로 충당됐다”고 말해 달러가치 지지기반이 아시아 중앙은행들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6100억달러를 보유, 세계 2위 외환보유국인 중국의 인민은행이 ‘다변화’ 정책을 취한다고 발표하면 시장에 미치는 파괴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중국의 달러 보유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인민은행이 다변화 검토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이 사실상의 고정환율제를 택하고 있어 달러가치 하락으로 수출경쟁력이 높아지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한은과 같은 환율쇼크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발 환율쇼크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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