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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5년만에 장중 1000돌파]들뜬 분위기속 “안전 투자”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2.25 12:36

수정 2014.11.07 21:06



전광판에 종합주가지수 1000.26이 찍히는 순간, 시장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불과 이틀전만해도 환율쇼크에 1000선을 앞두고 좌절된 과거의 악몽을 떠올렸지만 이제는 전문가들의 장밋빛 전망 속에 1000선시대가 실제로 개막됐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사 객장 전화는 한 순간 먹통이 될 정도로 투자자들의 문의때문에 몸살을 앓을 정도였다.

그러나 고무된 객장분위기와 달리 투자자들은 안정성 중심의 투자를 선호해 이전보다 성숙된 투자자세를 보였다. 문의전화 역시 우량주 중심의 투자확대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이 주류를 이뤘다.

○…그동안 전망으로만 그치던 지수 네자리 시대가 5년 만에 현실화되자 고객들의 증권사 지점방문은 물론 문의전화가 쇄도했다.


대한투자증권 남명우 부장은 “최근 고객 방문이 예전보다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며 “장중 1000선을 넘어서자 어떤 종목을 사야하는지 추천문의가 줄을 잇고 기존 주식형 고객들은 평가금액 조회와 향후 재진입 시기를 타진하는 등 전화에 불이 날 지경”이라고 전했다.

○…LG투자증권 지점객장을 찾은 한 투자자는 “지수가 네자릿수가 된 것을 본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면서 “이번에는 이전에 1000선을 기록 후 급락하던 모습과는 달리 오래도록 1000선 위에서 유지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투자자는 “일단 펀더멘털이나 외국인과 기관 순매수 규모 등 여기저기서 이전 1000 시대와 다르다는 말을 하고는 있지만 아무도 모르는 것이 증시”라면서 “1000선에 안착한 후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중 종합주가 지수가 1000선을 넘어섰지만 아직 개인투자자들은 좀 더 지켜보자는 반응이다.

서울 등촌동 SK증권 유성수 지점장은 “기존 고객의 자금 유입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신규 고객은 아직 찾아 보기 힘들다”며 “적어도 1200선까지 올라 대세상승의 확실한 분위기가 오기 전까지는 개인 투자자들이 적극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 대형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최근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한가지 눈에 띄는 사실은 성장형 펀드보다 배당주펀드와 공모주펀드 위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연초 이후 단기급등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추가 상승에 기대를 걸면서도 한편으로 안정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요 연기금의 한 주식운용매니저는 “지수 1000돌파는 이미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어 차익실현과 같은 별다른 움직임은 없을 것”이라며 “이미 지난해 말에 비해 40% 가까이 주식투자 비중을 늘린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존 대형주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벗어나 중소형주 가운데서도 꾸준한 실적을 바탕으로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하는 종목들에 대한 관심을 높여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증권사는 대체로 담담한 반응이었다.
특별한 악재가 없는한 1000포인트 진입은 낙관하고 있었던 터여서 장중한때 1000포인트 도달에 그다지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

리먼브러더스 윤용철 상무는 “한국 주식시장에 꾸준히 자금이 들어오고 있고 외국인들의 관심도 계속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라며 “시장 예상대로 지수는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상무는 올해말까지 120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낙관했다.


■사진설명

25일 종합주가지수가 5년 만에 처음으로 장중 1000선을 돌파하는 등 급등하자 서울 명동증권가의 한 증권사 정면에 설치된 시세 전광판을 시민들이 관심을 보이며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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