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대표이사를 맡은 대한생명 신은철 사장의 경영성과에 대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대한생명은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생명보험업계 2위 경쟁에서 뚜렷한 돌파구를 찾아내지 못하는 등 저조한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또한 시장 점유율 부문에서도 하향곡선을 그려 경쟁력의 한계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장점유율의 경우 지난 2001 회계연도(2001년 4월∼2002년 3월)에 19.5%를 기록했으나 2002 회계연도에는 19.3%, 2003년 회계연도에는 18.6%로 하향세를 기록하다 2004회계연도 1월 말 현재에는 17.9%로 더욱 곤두박질쳐 2위 수성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업력의 약화는 최근 드러난 월납 초회보험료 부문에서 더욱 뚜렷해진다. 3위로 처졌다. 지난 1월 월납 첫회 보험료는 교보가 147억원으로 대한의 132억원을 앞질렀다. 지난 12월에도 교보 149억원, 대한 137억원으로 순위가 바뀐 뒤 지난 1월에도 이 순위가 유지됐다. 삼성-교보-대한으로 이어지는 업계 순위가 굳어지는 분위기다.
효율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수인 보험계약 13회차 유지율도 3위로 처졌다. 지난 1월 교보가 83.5%로 대한의 74.2%를 앞섰다. 영업조직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보험설계사 13차월 정착률에서도 교보가 46.2%, 대한이 34.9%의 순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신은철 사장 취임 이후 여태껏 업계의 치열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구체적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최근 단행한 조직개편과 경영전략 등도 독자적인 기획력이 약한 ‘삼성 베끼기’라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 퇴임 이후 독자적인 경영여건이 마련됐지만 한화 ‘눈치보기’를 계속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막대한 공적 자금을 투입받은 점을 감안할 때 대한생명의 경영상태는 사실상 낙제점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신사장은 지난 72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2000년 삼성생명 보험영업총괄담당 사장과 고문까지 지낸 뒤 지난 2003년 12월16일 대한생명 사장으로 취임했다.
/ seokjang@fnnews.com 조석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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