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경기 살아나도 성장률은 4%’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18 12:51

수정 2014.11.07 19:12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국내경기가 지난 3월에 이미 바닥을 지났거나 늦어도 2·4분기중 저점을 통과하면서 올해 연간 성장률도 지난해 말 전망한 대로 4.0%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인 5%보다 크게 낮은 수치인데다 대부분의 민간 경제연구소들에 비해서도 보수적인 수치다.

KDI의 전망은 그러나 경기가 전반적으로 완만하게 하강하고 있다고 분석한 지난 연말의 보고서에 비교하면 우리경제가 비로소 활기를 찾을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소비자 기대지수나 기업경기 실사지수 등 각종 심리지표는 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실물 경제지표는 눈에 띄게 개선되는 기미가 없자 일부에서는 경기의 이중침체(더블딥)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KDI는 이를 일축한 셈이다. KDI의 설명에 따르면 이같은 현상은 경기 바닥 부근에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지난 2000년 8월 이후 시작됐던 장기 하강 추세가 5년여 만에 마무리된다는 것이다.


올 한해 성장률 전망치는 비록 4%에 그치겠지만 분기별로는 3·4분기에 4.6%, 4·4분기에는 4.8%로 1·4분기의 3.0%나 2·4분기 3.6%보다는 크게 올라갈 것이라는 KDI의 전망은 우리경제의 앞날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한다. 근거 없는 낙관론은 경계해야 마땅하지만 비교적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이렇다면 올해 말이나 내년도 경제에 자신을 가져도 무방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외부 변수에 대한 KDI의 경고다. 우선 거론되는 것은 고유가의 지속 여부다.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내수 개선 추세에 부정적 양향을 주게 된다. 예상보다 빠른 원화값 상승 (환율하락) 추세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원화값 상승은 수출기업 채산성을 악화시켜 내수 회복에 장애가 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염려스러운 것은 투자 부진의 지속에 따른 중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의 저하다.

로드리고 라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선진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담 이후 세계 경제가 고유가 등으로 급격한 조정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우리 경제에 미칠 해외 변수의 영향력을 되새기게 한다.
모처럼 살아날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내수경기 회복의 불씨를 살려내기 위해서는 외부 변수에 대해 빈틈없는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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