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제6회 서울국제금융포럼-한덕수 경제부총리]사회보장과 정부 역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27 13:02

수정 2014.11.07 18:52



세계 각국의 학계와 업계 전문가 여러분이 선진국들의 퇴직연금제도의 운용 경험과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을 함께 나누는 자리에 초대해 주신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특히 오늘 이 자리는 지난 연말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이 제정됨에 따라 오는 12월 시행될 퇴직연금제도의 성공적인 도입과 정착을 위한 논의의 장이라는 점에서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

퇴직연금제도는 잘 아는 바와 같이 공적연금, 개인연금과 함께 국제기구 등이 제시하는 3층 보장체계의 한 축으로서 근로자의 노후생활을 보장하고 동시에 기업의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먼저, 근로자 입장에서 퇴직연금제도는 일시금이 아닌 연금 형태로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있어 현행 법정퇴직금 제도보다 노후생활 보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또한 사외 적립이 의무화돼 회사 도산 등이 발생하더라도 지불 불능의 문제가 나타나지 않으며 근로자가 이직하는 경우에도 개인별 계좌를 통해 퇴직적립금을 이전할 수 있어 퇴직 후에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편, 기업 입장에서도 근로자가 퇴직할 때마다 불규칙적으로 일시에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고 근로자들에게 노후생활에 대한 안정감을 줌으로써 우수 인재 유치와 확보가 가능하게 된다.

아울러 퇴직연금제도 도입으로 연금을 회사 외부에 적립해 자산운용사 등을 통해 운용할 경우 자본시장의 안정적인 수요기반 조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는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함에 있어 각 사업장의 여건과 노사의 선호가 서로 다른 점을 감안해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부여하고자 한다.

첫째, 퇴직연금제도는 확정급여형과 확정기여형으로 도입하되 기존의 퇴직금제도와 새로 도입되는 두 가지의 퇴직연금 방식 중에서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둘째,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하는 금융기관 역시 노사 합의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퇴직연금 적립금의 운용 방식을 안전 자산 위주로 운용할 것인지, 고수익자산 위주로 운용할 것인지 등은 근로자 개개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퇴직연금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기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적인 정비 노력과 함께 금융기관이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신뢰를 쌓아가는 노력 또한 중요하다. 금융기관들은 퇴직연금제도 도입에 대비해 근로자들의 서로 다른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퇴직연금 상품들을 개발하고 가입자 교육과 상담을 위한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퇴직연금 적립금을 효과적으로 운용?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최근 선진국에서도 사회적인 부양 부담을 덜기 위해 공적연금의 역할을 줄이고 기업연금을 확대하는 연금개혁을 추진 중에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우리 실정에 맞는 퇴직연금제도의 도입과 그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철저히 준비해야 할 때다.


이번 포럼이 이틀간의 짧은 일정이지만 선진국의 퇴직연금제도 운용 사례와 성공적인 제도운영 방안 등에 대한 이해의 폭을 한 단계 넓히고 활발하고 건설적인 논의의 장을 제공해 우리의 퇴직연금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데 훌륭한 디딤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덕수 경제부총리 약력

▲경기고, 서울대 상대 졸업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행시 8회 ▲경제기획원 경협총괄 사무관, 조정2·3과장 ▲상공부 산업정책국장, 중소기업국장 ▲상공부 기획관리실장 ▲특허청장 ▲통상산업부 차관 ▲산업연구원장 ▲통상교섭본부장 ▲주 OECD대표부 대사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국무총리국무조정실장 ▲부총리 겸 제정경제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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