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제6회 서울국제금융포럼-윤증현 금감위원장]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



넓은 시야와 전문지식을 갖춘 여러분과 우리나라 퇴직연금제도와 자산운용산업의 발전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신데 대해 주최측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포럼의 주제인 ‘퇴직연금과 자산관리’는 고령화 사회로 급속히 이행하고 있는 우리 현실을 감안할 때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된다. 감독당국에서도 퇴직연금제도의 성공적인 시행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으나 제도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금년 말 시행될 때까지 여러분의 지속적인 조언과 적극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퇴직연금제의 시행은 우리 금융산업에 새로운 역할과 새로운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이 제도는 근로자의 재산을 잘 지키고 불릴 수 있도록 자산운용업의 선진화라는 기본여건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동시에 자산운용업이 규모나 질적 면에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도 준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최근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 저금리 추세의 정착 등 사회경제적 여건의 변화로 인해 국민들의 간접투자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선진국 사례를 볼때 이의 도입은 금융산업중, 특히 자산운용산업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근로자의 자산을 모아 장기운용하는 퇴직연금의 특성상 자본시장에 자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기능을 하게 되므로 자산운용산업의 발전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아울러 선진화된 자산운용산업은 퇴직연금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제고해 주는 등 선순환구조의 형성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미국도 1978년 대표적 확정기여형 연금상품인 401(k)플랜이 도입된 후 자산운용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현재 재도약의 단계에 접어든 국내 자산운용산업은 연기금의 증권투자 확대, 사모투자전문회사(PEF)제도의 도입으로 수요기반이 더욱 확대됐다. 여기에 전환증권사의 구조조정이 조속히 마무리돼 국민의 신뢰까지 회복하면 건전하고 능력있는 기관투자가로 변모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자산운용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우선 펀드의 질적 측면의 개선이 필요하다. 최근 개인들의 ‘적립식펀드투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개인들의 간접투자 비중이 50%를 밑돌고 있고, 간접투자가 머니마켓펀드(MMF)나 채권형 위주로 이뤄져 상품이 단기화 및 소형화하는 경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식시장에 대한 역할이 미흡하다는 점이 보완되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뮤추얼펀드가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 간접투자자산의 규모는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자본시장에 안정적, 장기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간접투자산업의 고유 기능이 미흡한 수준이라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아울러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진입과 더불어 은행, 증권사 등이 지수연동예금(ELD), 주가연계증권(ELS) 등 실적배당상품을 적극 취급하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펀드의 대형화 및 장기화부터 고려해야 한다. 국내의 펀드당 자산규모는 240억원 규모로 미국의 40분의 1, 일본의 6분의 1수준에 불과해 안정성 및 효율성을 추구하기에는 다소 규모가 작은 형편이다.

가계의 투자패턴을 바꿔 투자를 이끌어 내는 데에도 기여해야 한다. 국내 가계는 선진국에 비해 금융보다는 비금융자산을, 실적배당보다는 확정금리상품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높은 금리 수준에서 예금에 의존하던 투자자들이 금리가 낮아졌는 데도 불구, 간접투자에 특별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실로 인한 손실경험에 따른 학습효과와 자산운용사의 능력에 대한 의문도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자산운용사들 스스로 다양한 투자자 기호에 대응할 수 있도록 펀드별, 운용사별 차별화를 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부 소규모 자산운용사들이 상품별로 특화된 능력을 시장에서 인정받고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 약력

▲서울고, 서울대 법대 ▲미 위스콘신대 석사 ▲행시 10회 ▲재무부 국제금융과장, 은행과장, 금융정책과장 ▲금융실명거래실시준비단장 ▲재무부 세제실 심의관, 증권국장, 금융국장 ▲재경원 금융총괄심의관, 세제실장, 금융정책실장 ▲세무대학장 ▲ADB 이사 ▲금감위원장 겸 금감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