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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직접통제 투기 못잡는다”…KDI 주택정책 보고서



인위적으로 공급에 제약을 가하거나 주택가격을 통제하는 정책은 일반 경제활동을 침체시키는 역효과를 낳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부동산 투기를 잡을 수도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2000년 기준으로 최저 주거기준 미달가구가 전체의 23%인 330만 가구에 이르고 있으며 112만 가구는 단칸방에서 생활하는 등 주택자산 불평등 정도가 소득 불평등 정도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강남지역 부동산가격과 이자율이 전국 부동산시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전 왁터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3일 이틀 동안 개최하는 ‘주거안정과 주택정책’ 국제회의에 앞서 제출한 ‘세계화 시대의 주택과 정부정책’ 논문에서 “인위적으로 시장공급에 제약을 가하거나 주택가격을 직접 통제하는 정책은 일반 경제활동을 침체시킴으로써 역효과를 낳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따라서 “부동산세제 강화, 재건축 통제 등 수요억제책보다는 주택공급이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규제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주택공급은 상당히 비탄력적”이라면서 “이는 엄격하고 뒤얽힌 규제환경이 주요 원인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주택시장의 호황과 불황주기를 완화하고 투자자의 투자위험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장기적으로 주택시장의 비탄력성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김정호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와 허석균 KDI 연구위원도 “부동산가격은 수요 뿐 아니라 공급에 의해서도 움직인다”면서 “자칫 수요 억제책만 강조하다 보면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허위원은 또 “부동산 거래세를 낮추면 주택거래가 활성화돼 세입확대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재산세를 높이면서 거래세를 낮춰주는 중립적인 세금조정이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최근 소득 양극화 문제가 참여정부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주택자산 불평등 정도가 소득 불평등 정도보다 훨씬 심각하며 강남 집값이 전국 부동산시장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제기돼 주목된다.

정의철 건국대 교수는 ‘한국의 저소득층 주거지원정책’ 논문에서 “2000년 현재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는 전체가구의 23%인 330만 가구에 이르고 있다”면서 “특히 전체가구의 8%인 112만 가구는 단칸방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교수는 “2001년 이후 주택가격의 상승에 따라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으며 주택자산의 불평등 정도는 소득 불평등 정도보다 더욱 심각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정교수는 또 “간접지원책인 영세민 전세자금 융자제도와 근로자·서민주택 전세자금융자제도 등은 국민주택기금 운용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적다”면서 “국민주택기금이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주택금융인 점을 고려할 때 재검토돼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차문중 KDI선임연구원은 ‘한국주택가격에 관한 최근 이슈분석’ 논문에서 “강남 집값이 전국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10분기 이상 지속되지만 강북은 7분기 이후 소멸된다”면서 “이자율 역시 주택 및 전세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강력하고도 장기적인 변수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원들은 우리나라는 부동산 버블 정도가 매우 낮고 일부지역에 국한돼 있어 80년대 말∼90년대 초 일본이 경험한 버블붕괴 현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ykyi@fnnews.com 이영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