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美-中 무역분쟁 ‘점입가경’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03 13:07

수정 2014.11.07 17:52



미·중 상무장관 회담을 하루 앞둔 3일 양국은 미국이 ‘범죄행위 중단’을 촉구한 데 맞서 중국이 ‘시장개방 연기’를 경고하는 등 거칠게 맞섰다.

4일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미 상무장관과 보시라이 중국 상무장관 간에 베이징에서 열리는 회담은 조지 부시 대통령 2기 출범 후 첫 고위급 통상회담이다.

두 장관은 중국의 지적재산권 보호 미흡과 중국산 섬유류 수입 급증 등 현안을 놓고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를 놓고 양측이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도 관심사다.

롭 포트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4일부터 중국을 방문해 잇따라 보시라이 장관을 만나게 된다.

◇구티에레스, 강경 발언=구티에레스 장관은 2일 주중 미국 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오찬에서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해 “무역분쟁 차원을 넘어선 범죄이며 모조품은 위조지폐와 다름없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구티에레스는 이어 “중국은 즉각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중국과의 무역마찰로 미국 정치권이 보호주의 무역정책을 취할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며 “자유무역에 반대하는 것이 모든 것을 위험에 빠지게 한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원치 않는다”며 “미국 정부는 중국과 무역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길 희망하며 협상을 통해 섬유류 무역마찰 문제를 해결하기 원한다”고 말해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보시라이 맞대응=보시라이 중국 상무부장은 거칠게 맞대응했다. 2일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무역장관 회담에 참석한 보 장관은 미국 공영 P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으로 농업과 서비스 시장을 개방하면서 의무와 권리를 동시에 갖게 된다”면서 ‘권리’를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섬유수입쿼터제를 부활시켰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왜 중국이 농산물과 서비스 시장을 개방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보 부장은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섬유무역마찰을 위안화 절상 수단으로 사용해선 안된다”며 “최악의 경우 섬유마찰을 WTO에 제소할 수 있으며 이것이 중국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올해부터 섬유수입쿼터가 폐지된 후 미국과 유럽은 중국산 섬유수입이 급증한다며 불만을 표시해 왔다.

미국은 지난달 중국산 섬유 7종에 대해 수입제한 조치를 취했다.
그러자 중국도 지난 5월말 섬유 81종에 자발적으로 부과하던 수출관세를 전면 폐지하면서 미국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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