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과즙우유 당분 사이다 수준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09 13:07

수정 2014.11.07 17:46



검은 콩 등의 곡물이나 딸기, 바나나 등 천연과즙을 첨가해 건강에 유익하다는 점을 강조한 우유가 당분을 과다하게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9일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흰우유와 곡물함유 우유, 과즙함유우유, 맛우유 등 유제품 30종에 대해 당함량과 보존료, 색소, 착향료 함유실태를 조사한 결과 과즙함유 우유 10종의 평균 당함량은 100㎖당 10.1g으로 탄산음료인 사이다 수준(10.3g/100㎖)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과일맛 우유 8종은 100㎖당 평균 9.57g의 당분이 들어 있었고 곡물함유 우유 7종은 6.48g, 흰우유 5종은 4.42g이었다. 과즙함유 우유가 대개 300㎖팩에 들어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과즙함유 우유 1팩을 마실 경우 32.2g의 당분을 섭취하게 돼 콜라 250㎖ 1캔(당분함량 31.5g)보다 많은 당분을 섭취하게 된다.

소보원은 또 조사대상 우유에 함유된 과즙이나 곡물은 모두 1차가공을 거친 농축액으로 함유량이 1% 이하에 불과하고 색소나 착향료를 사용했는 데도 제조업체는 ‘진짜’, ‘듬뿍’, ‘신선한’, ‘팡팡’ 등의 형용사를 써 마치 다량의 천연과즙을 사용해 건강에 좋은 것처럼 암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유업계 관계자도 “과즙우유이름에 ‘진짜’, ‘듬뿍’ 등의 형용사를 남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고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위한 고육책이지만 기준이 없어 업계 내에서도 말이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소비자뿐 아니라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도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곡물, 과즙함유 우유와 맛우유의 원유함유량은 최저 4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우유’라는 명칭 사용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흰우유와 다를 바 없는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원유를 90% 이상 함유한 제품은 1종에 불과했다. 실제로 2004년 낙농진흥회의 조사에서 ‘우유는 모두 같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36.8%에 달했다.


일본에서는 2001년부터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원유 100%가 아니거나 색소, 착향료를 사용한 제품에 대해서는 ‘우유’라는 명칭 대신 ‘가공유’ 나 ‘OO유’ 등의 명칭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업계측에서는 “좋은 맛을 내기 위해서는 당분 첨가가 불가피하다”며 난감해 하면서도 “시간을 두고 해결방안을 모색해본다”는 입장이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소비자 조사를 통해 적정한 수준으로 당도를 조절하는데 최근 입맛이 변하면서 당도가 약해지는 추세”라며 “소보원의 지적을 계기로 더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 padet80@fnnews.com 박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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