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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프리미엄 양극화]지방까지 “큰집이 더 오른다” 심리 확산

이지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15 13:09

수정 2014.11.07 17:39



아파트 값 양극화가 가격에서 지역, 입주아파트 프리미엄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아파트가 처음 서울 강남권과 비강남권, 중소형 평형과 대형 평형간의 양극화에서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을 주도해온 서울 및 수도권에서 불기 시작한 양극화 현상이 지방 광역시와 중소도시에까지 그대로 전파되고 있다.

이런 양극화 현상은 입주예정 아파트 프리미엄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이른바 입지가 좋고 대형평형 위주 단지의 프리미엄은 입주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분양가보다 더 많은 프리미엄이 붙는다. 반면 학군과 입지가 좋지않은 지역에서 분양한 소형평형 단지는 비슷한 지역에서도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
<편집자 주>

‘아파트 평형별 양극화 현상, 지방도 예외없다?’

서울 강남구, 경기도 분당 등 수도권 인기지역에서 평형별 가격 및 분양 성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대구, 부산, 창원 등 지방 대도시에까지 중대형 평형과 소형 평형간 양극화 현상이 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대구, 울산, 부산 등 지방 대도시에서 40평형 이상 중대형 아파트 가격과 30평형 미만 소형 평형간 아파트 가격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또 최근 분양을 시작한 주요 대도시의 분양현장에서도 중대형 평형의 경우 청약 첫날 일찌감치 1순위 마감을 마치는 반면, 소형 평형은 대부분이 미분양 물량으로 남는 등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대구시는 최근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수성구 일대에서 이같은 평형별 가격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수성구 중에서도 최중심인 수성동에 자리잡고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 수성하이츠의 경우 89평형이 지난 4월 이후 2500만∼3000만원 이상 올라 5억4000만∼5억8500만원 정도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72평형도 약 3000만원 수준 오른 4억4000만∼4억5500만원선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9∼15평형에 이르는 이 아파트 소형 평형은 지난 4월 이후 가격변동이 거의 없거나 약 100만∼300만원가량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이같은 추이는 분양권 가격에서도 마찬가지다. 수성구 황금동 일대에서 지난 2003년 11월 분양된 재건축 아파트의 조합원 지분 가격도 50평형 이상 대형의 경우 프리미엄이 5000만원선이었지만 20평형대인 소형 평형의 경우 프리미엄이 아예 없거나 일부 로열층에만 200만∼500만원가량 붙어 있다.

이 지역 누리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인기 지역인 수성구라 해도 대형 평형을 제외하곤 가격변동이 거의 없다”며 “게다가 조만간 신규 아파트 공급이 본격화되면 기존의 소형 평형 가격이 오히려 크게 떨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최근 컨벤션센터와 연계한 초호화 오피스텔 분양으로 주택가격이 들썩거리고 있는 경남 창원지역에서도 이같은 평형별 양극화 현상은 예외가 아니다. 창원시 중심지역인 상남동에 위치한 대호타워아파트의 경우 올들어 33∼54평형 등 중대형 평형 아파트 가격이 2000만∼2500만원가량 올랐다. 하지만 20평형대는 가격변동이 전혀 없다. 같은 동에 위치한 토월성원아파트의 경우도 40∼62평형의 중대형 평형은 올들어 8000만∼1억원 급등했지만 21∼26평형은 거의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가격이 소폭 떨어졌다.

이같은 중대형 평형과 소형간 양극화 현상은 분양성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산 연지동에서 지난 13일부터 청약을 시작한 GS건설의 연지자이 1차의 경우 34, 45평형은 예약대기자만 수백명에 이르고 있어 1순위내 청약마감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24평형은 예약대기자가 거의 없으며 청약문의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어서 미분양 물량 발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와 대우가 경북 구미 송정동 구미형곡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해 지난 3월 분양했던 대우롯데 듀클라스 역시 30평형대부터 50평형까지 중대형 평형의 경우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순위내 마감됐다. 하지만 21, 24평형은 3개월이 지난 아직까지 절반가량이 미분양 물량으로 남아있다.


지난 4일 전남 여수에서 분양을 시작한 신동아 파밀리에도 47, 51평형 등 중대형은 순위내 마감이 됐지만 24, 33평형 등 소형 평형은 미분양 물량이 대거 발생해 희비가 엇갈렸다.

정태인 부산 연지자이1차 분양사무소장은 “올들어 부산 등 지방에서도 서울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중대형 평형과 소형 평형간 인기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최근 지방에서 분양하는 건설사들도 기본으로 30평형대 후반에서부터 중대형 평형 위주로 공급하는 추세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 newsleader@fnnews.com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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