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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APEC 정상회의]김현종 통상교섭 본부장“무역·투자 자유화 확대”

김영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16 13:09

수정 2014.11.07 17:39



지난 2∼3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MRT)를 성공적으로 이끈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16일 “11월 부산 APEC 정상회의는 다자무역체제를 강화하고 APEC과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본부장은 이날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특히 통상장관회담에서 WTO 비농산물(NAMA) 협상에 관한 합의를 이끌어낸 점을 미국·일본·유럽연합(EU) 등 주요국과 함께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상장관회의가 성공적으로 끝났다. 가장 큰 성과는.

▲무엇보다 APEC 통상장관들이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실질적 진전이 시급하다는 데 공감, 오는 7월까지 DDA 협상의 ‘1차 윤곽’을 도출하고 12월 제6차 WTO 홍콩 각료회의에서 합의를 이끌 것을 촉구하는 DDA 별도성명을 채택한 것이다. 특히 의장국으로서 이를 주도해 향후 다자무역체제 강화에 크게 기여했고 APEC과 WTO 내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NAMA 협상에서 여러 제안 중 가장 과감한 관세 감축 방식인 ‘스위스 공식’에 대해 합의를 한 것은 어려움을 겪던 DDA 협상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비관론을 폈던 미국무역대표부(USTR) 포트먼 대표도 한국의 통상교섭본부장이 아니었다면 이 중요한 합의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고 다른 장관들도 뜨거운 박수를 보내 의장 겸 한국의 통상 책임자로서 큰 보람과 자부심을 느꼈다.

또한 지난 94년 채택된 보고르 선언의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역·투자 자유화 및 원활화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에 합의한 점도 못지않은 성과다. 정상회의에서 보고르 목표 중간점검 결과보고서 및 APEC의 향후 무역투자 자유화 계획을 작성, ‘부산 로드맵’이라 명명할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합의는 WTO 차원에서도 중요하지만 우리 공산품의 대외 수출에 큰 날개를 달아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이번 APEC 의제와 예년의 차이점은.

▲APEC은 관행상 비공개회의(Retreat)에서 중요한 의제를 다루는데 이번 회의에선 ‘WTO DDA 협상지원’과 ‘보고르 목표 중간점검’의 단 두가지다. 지난해에는 자유무역체제 강화 외에도 안보와 지역무역협정 및 자유무역협정(FTA)을 논의했다.

―정상회담까지 따로 계획이 있다면.

▲정상회의 직전에 열리는 합동각료회의 차원에서 이번 통상장관회의와 유사한 특별성명을 채택하거나 정상들이 각료들에게 직접 강력한 지침을 내리도록 하는 방안을 의장국으로서 주도할 준비가 돼 있다.

―APEC 회담 개최가 선진형 통상국가 비전을 실현하는 데 기여하는 바가 있나. 역점을 두고 있는 동시다발적 FTA 추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APEC은 그간 무역·투자 자유화 및 원활화를 가장 주요한 의제 중 하나로 논의해 왔으며 그 하나로 WTO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기여방안 논의를 비중있게 다뤄 왔다. 통상장관회의를 통해서도 나타났듯이 이번 APEC 개최는 다른 회원국들이 우리나라의 통상 분야에서의 지도력을 인정하게 하는 확실한 계기가 될 것이다.

APEC도 서비스·투자무역 원활화 등 WTO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하는 분야까지 포함한 수준 높은 FTA의 확산은 궁극적으로 역내 무역·투자 자유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APEC 차원의 공동 노력은 후발주자인 우리가 앞으로 FTA를 체결해가는 과정에서 상호간 이해를 증진시켜 높은 수준의 FTA를 확산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투자, 수출입, 기업이미지 등 한국 경제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생각은.

▲세가지 측면이 있다. 우선 APEC이 다루고 있는 무역·투자 의제의 합의 도출을 통해 우리 기업과 상품이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을 확대하고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 최근 APEC 회원국들은 자국 내 규제와 절차를 간소화해 2000년 기준 거래비용을 2006년까지 5% 낮추는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각국의 대테러조치 강화가 초래한 교역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첨단장비의 도입 등 제반 연구가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APEC의 논의는 WTO DDA 교섭과 함께 우리 기업에 역내 비즈니스 기회를 크게 늘려줄 것으로 확신한다.

둘째, APEC 기간 중 열리는 양자회담을 통해 통상투자 현안을 해결하고 우리 기업에 엄청난 광고 홍보효과를 줄 수 있다. 우리나라가 의장국으로서 유치하는 회의는 정상회의와 통상장관회의 말고도 9월 중소기업장관회의 및 재무장관회의, 10월 에너지장관회의 및 광업장관회의가 있다.

셋째, 선진 통상국가로서의 우리나라 대외 이미지를 더욱 높이는 기회가 된다.
세계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기회에 참여정부의 적극적인 개방정책, 우리 기업들의 최첨단 기술, 아울러 좋은 관광시설과 컨벤션 산업 등을 홍보할 수 있다.

―APEC 목표의 하나인 무역?투자 자유화 및 원활화와 관련해 동북아 물류중심지로서 부산항 등 항만경쟁력의 강화를 위한 계획은.

▲우선 정상회의 개최지인 부산이 항만임을 고려해 ‘관세행정 전산화’ 및 이를 통한 ‘통관 간소화 방안’을 추진해 부산 항만의 경쟁력을 높이고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서의 이미지를 높일 계획이다.
정상회의 기간에는 첨단 항만물류시스템을 소개하는 U-포트 전시회와 함께 해양오염을 줄이기 위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는 한편, 레이저쇼·불꽃놀이·선박퍼레이드·선상축제 등 다양한 항만 홍보행사를 통해 부산항 및 해양도시 부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

/ libero@fnnews.com 김영래기자
◇김현종 통상교섭 본부장 약력

▲45세 ▲전남 순천 ▲미국 컬럼비아대 국제정치학 학·석사 및 법대 졸업(JD) ▲미국 뉴욕 밀뱅크트위 법률사무소 변호사 ▲김신 & 유 법률사무소 변호사 ▲홍익대 겸임교수 ▲외무부 통상자문변호사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통상전문관 ▲세계무역기구(WTO)사무국 분쟁해결상소기구 법률자문관, 법률국 수석고문변호사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 ▲통상교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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